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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 포털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소가 죽을 맛이라는 데…왜?
[헤럴드경제=윤현종ㆍ서지혜 기자]#1. “2년새 광고료가 갑절 가까이 뛰었지만 올려 달라는 대로 올려주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요새는 아무리 광고해도 집을 사겠다고 찾아오는 손님이 없는데도 말이죠”(서울 송파구 A공인 관계자의 말)

#2. “중개 회원이 얼마나 줄었냐구요? 담당직원들 조차 모두 떠나서 중개 회원이 얼마나 줄었는지 파악할 수 조차 없습니다” (한 부동산정보포털 관계자의 말)

부동산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중개업소를 겨냥한 거대포털의 광고료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중개업소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부동산팀’을 운영하며 중개회원 영업중인 네이버 등 거대포털의 광고료 인상으로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영업방식이 기존 부동산정보업계의 그것과 겹치면서 상대적 열세에 놓인 중소정보업체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위기에 빠지는 등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 강동구 등 대단지 아파트 밀집지역의 네이버 매물광고(프리미엄 광고)료는 최근 2년새 20∼80%가량 올랐다. 송파구 A공인 관계자는 “매물정보가 6개월간 사이트에 노출되는 프리미엄 광고료는 2011년 440만원(6개월 당)에서 작년 2월 700만원, 8월엔 800만원으로 재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 당 계산하는 개별광고비를 합하면 중개회원 1명이 네이버에 내는 비용은 연간 2200만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개업소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네이버 등 검색점유율 70%가 넘는 거대포털을 통하지 않을 경우 매물 홍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강동구 B공인 관계자도 “한 달간 1건 거래했다”며 “2년 새 한 거대포털은 광고료가 20%가량 뛰었지만 올려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했다.


거대 포털의 회원관리 방침이 바뀌어도 공인중개사들은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송파구 C공인 관계자는 “애초 프리미엄 회원은 한 단지당 1개업소였다”며 “그게 어느새 2개가 되더니 최근엔 3개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프리미엄 회원이 늘어날 경우 상대적으로 사이트에 장기노출되는 빈도가 줄면서 매물 등록 경쟁이 자연스럽게 치열해진다는 것.

심지어 네이버의 경우 프리미엄 광고가 가능한 ID가 2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될 때도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같은 현상은 네이버가 2007년 부동산 서비스를 자체 제공하기 시작한데 이어 2009년엔 중개업소를 바로 회원사로 받아들여 ’직접영업‘에 돌입하면서 부터다. 현재 네이버가 보유한 중개회원 숫자는 최소 6000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포탈 관계자는 “프리미엄 광고회원 68%는 6개월 기준 30만원 이하를 지불한다”며 “100만원이 넘는 단지는 4%정도고, 6개월당 1000만원을 내는 단지는 개포주공1단지 등 전국 15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리미엄 광고료도 작년 6월 이후 인상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대형 포털이 등장하면서 중소 부동산정보업체는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자금난으로 홈페이지가 폐쇄된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관리비용 수 만원이 없어 사이트를 폐쇄했다”며 “회원관리하는 직원도 없어서 요즘엔 회원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 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올초 퇴사한 부동산정보업체 간부출신은 A씨는 “일부 기존 업체의 중개회원 수는 온라인 회원까지 모두 합쳐봐야 6000∼7000곳에 불과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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