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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디와 보스, 가깝고도 먼 그들의 이야기
여자골프 스타 미셸 위(미국)가 절친 크리스티나 김(한국명 김초롱)과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가 됐다. 바로 미셸 위가 올해 크리스티나 김의 남자친구인 뉴질랜드 출신의 던컨 프렌치를 새 캐디로 고용한 것이다.

미국 골프매체 골프닷컴은 최근 미셸 위가 자신의 캐디였던 브랜든 울리가 남자프로골프(PGA) 투어로 옮기자 주저없이 절친의 애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프렌치는 지난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도넬리 파운더스컵부터 미셸위의 백을 멨다고 전했다.

캐디 프렌치는 ‘두 여인 사이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냐’ ‘여자친구 크리스티나 김의 반응이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셋은 서로 매우 친하다. 특히 크리스티나가 아주 협조적이며 우리가 좋은 성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만약 연인사이가 끝난다면 미셸위가 친구의 전 남친을 계속 캐디로 고용할 수 있을까? 또 성적이 안좋다고 절친의 애인을 해고할 수 있나? 혹시 미셸위와 크리스티나 김 사이에 질투나 경쟁심은 없을까?”라며 팬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양수진(오른쪽)과 전담캐디 송영군 크라우닝 이사. 사진=KLPGA

이처럼 골프선수와 캐디가 특별한 관계에 놓인 경우는 적지 않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어렸을 때 대개 아버지가 캐디백을 멨다. 박세리(36ㆍKDB금융) 신지애(25ㆍ미래에셋) 최나연(26ㆍSK텔레콤)이 모두 그랬다. 최근 PGA 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배상문(27ㆍ캘러웨이)은 한때 어머니가 캐디백을 멨고 올시즌 원아시아투어 상금랭킹 2위 최호성(40)의 캐디는 특이하게도 장인어른이다.

골프선수와 캐디는 가깝고도 먼 사이다. 부부처럼 속속들이 알고 붙어 다니다 한 순간 등을 돌리기도 한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황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철머 12년 동안 PGA투어 72승(메이저대회 12승)을 합작했다가 헤어져 사실상 원수지간이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8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PGA투어 8승 중 7승을 함께 일군 최경주(43ㆍSK텔레콤)와 캐디 앤디 프로저 같은 사이도 있다. 최경주는 건강상의 이유로 2011년 프로저가 떠날 때 “내 아내이자 가족이자 형제”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캐디는 선수를 ‘보스(Boss)’라고 부르며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그들의 눈과 발이 되어 준다. 클럽을 관리하고 캐디백을 운반하는 건 기본. 대회에 앞서 코스답사를 하면서 코스 전반을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매 홀 거리 파악에 도움이 될 지형지물, 그린 빠르기, 핀 위치 등을 꼼꼼히 메모해 선수에게 제공한다. PGA 투어의 경우 주급은 평균 1000달러 정도이며 우승 때는 상금의 10% 가량을 인센티브로 받는다.

서희경(27·하이트진로)의 캐디 딘 허든(48·호주)은 “선수가 묻지 않는 말은 절대로 먼저 하지 않는게 철칙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캐디는 자격이 없다”고 했다.

2003년부터 6년간 LPGA에서 정일미의 매니저 겸 캐디로 활약하다 올해부터 양수진(정관장)의 전담캐디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송영군 크라우닝 이사는 “선수와 캐디는 사장과 비서의 관계다. 샷과 클럽에 대한 조언을 하지만 모든 결정은 100% 선수의 몫”이라며 “현재 KLPGA에서 활동 중인 전문캐디는 10명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까지 열악하다. 하지만 올시즌 KLPGA 대회 우승자들이 모두 전문캐디를 고용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캐디의 중요성과 처우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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