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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자국민도 등돌린 ‘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인간 존엄성 훼손” 일본내 비판여론 고조·17개국 60여개 단체 강력 규탄…일본유신회 지지율 3%로 추락 직격탄
‘망언 제조기’에 자숙은 없었다.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은 27일 400명의 외신기자를 앉혀놓고 3시간 동안 단상에 서서 위안부 파문이 언론의 오도 탓이었음을 변명하기에 바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외신기자에게 위안부를 ‘성노예’라는 의미인 ‘sexual slave’로 번역하지 말아달라는 어이없는 주문을 하는가 하면,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은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며 강제연행 사실마저도 부인했다.

하시모토는 이날 미군의 윤락(풍속업) 활용 발언만 철회했을 뿐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주장은 철회하지 않았다. 그는 “위안부제도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며 “일본만 비난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종전 발언을 되풀이했다.

이날 하시모토의 ‘해명 회견’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마고사키 우케루 전 외무성 국제정보국장은 하시모토 발언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하시모토 대표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긴 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지만, 일본 위안부의 경우 군과 정부의 관여가 크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군의 일본 점령기 시절에도 미군 스스로 여성을 알선하는 조직을 만들지는 않았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미디어는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대미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위안부 문제에 정통한 요시미 요시아키 일본 추오대 교수는 “위안부제도가 거주 등의 자유가 없는 성노예제임은 명백하다”며 하시모토의 해명이 “불성실하다”고 비판했다.

주요 외신도 하시모토의 비정상적인 역사인식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일본은 위안부가 필요했나’라는 칼럼에서 “하시모토가 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일본의 떠오르는 아들이 위안부 파문으로 빛을 잃었다”며 “킹메이커였던 오사카 시장이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 후폭풍은 일본유신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지율은 3%로 추락했고, 선거 협력을 약속했던 ‘모두의당’은 등을 돌렸다. 하시모토가 시장으로 있는 오사카 시민단체도 들고 일어났다. 오시카 시만단체 ‘시민모임’은 “하시모토 미국 출장에 출장비 집행을 하지 말라”고 청원했다. 전 세계 17개국, 60여개 국제단체는 공동으로 망언을 강력 규탄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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