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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판사들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참담합니다”
[헤럴드생생뉴스]“대법원장이 아무리 소통을 강조해도 지금 일선판사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결국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요구하는 것은 빠르고 많은 사건처리 아니겠느냐?”

이정렬(44)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지난주 동료판사들과 나눈 대화내용을 자신의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여전히 ‘실적’만을 더 중시하는 일선 법원의 풍조에 충격을 받았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대한민국 판사들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참담하다’며 글을 맺었다. 이 부장판사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고, 당시 재판 합의내용을 공개한 뒤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25일 이 부장판사의 트위터 게시글에 따르면 최근 그의 동료 판사들은 “재판 당사자와 폭넓은 대화를 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그러면 사건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사건이 적체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부장판사가 “사건 처리를 많이 하려고 재판을 졸속으로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론을 펴자 동료 판사들은 오히려 “순진한 소리 마라. 서기호를 봐라. 올바른 재판을 하려는 판사를 사건처리 숫자가 적다는 모함을 씌워 재임용에서 탈락시키지 않았느냐”며 “소통도 좋고 좋은 재판도 좋지만, 결국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요구하는 것은 많은 사건을 빨리 처리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는 것.

판사들은 이어 “소통하는 재판을 한다고 해도 그건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다. 사건 처리 많이 해서 어떻게든 재임용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이 부장판사는 전했다.

이 부장판사의 트위터에 등장하는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2011년 서울북부지법에 근무하던 중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뒤 지난해 ‘근무평정이 하위 2%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재임용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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