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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 전력난에…개도국‘다시 原電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여름철 이상 폭염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춤했던 원자력 발전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폭염에 따른 전력난으로 오는 2050년이면 전 세계적인 원자력 생산량이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탈핵 바람이 부는데도 개발도상국은 아직까지 대체에너지가 원자력을 완벽히 대체하지 못한 것도 전 세계적인 ‘원전’ 건설 바람을 일으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의 전력 생산량은 지난 2010년 375.2GW(e)(기가와트)에서 오는 2020년 최대 525GW(e)로, 2030년과 2050년엔 각각 746GW(e)에서 1228GW(e)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핵 기조에 북미와 서유럽이 2010년 113.8GW(e), 122.9GW(e)에서 2050년 220GW(e), 170GW(e)로 소폭 상승하는 데 반해 중동과 남아시아 지역은 4.6GW(e)에서 140GW(e)로, 동유럽 지역은 47.4GW(e)에서 140GW(e)까지 늘 것으로 예측했다.
이집트는 여름철을 맞아 낮 최고 기온이 연일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며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악의 전력난 속에 이집트의 전체 전력 생산은 약 2만6000MW(메가와트)로 지난해 2만7000MW보다 1000MW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는 여름철 고온 현상으로 인한 냉방기 사용 급증 등으로 전력 소비량이 매년 10% 안팎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전력 생산량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전체 전력의 88%를 화력 발전이 차지하는 전력 수급구조로 인해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의 구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발전소 설비 노후와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 지연 등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이런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자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잠시 주춤한 원전 도입계획은 지난해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이 집권하며 원전 건설을 재추진할 계획이며 내년이나 2014년 중으로 입찰 공고가 나올 전망이다. 2025년까지 원전 4기를 신축하기로 한 이 계획으로 이집트의 첫 원전은 2019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이집트 원전 시장 개척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최근엔 이집트 전력에너지부와 ‘한ㆍ이집트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전력난이 심각한 인도 역시 지난 2008년 이후 프랑스 미국 카자흐스탄 캐나다 러시아 영국 한국 등과 차례로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하며 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 일본도 최근 인도 시장에 눈길을 돌렸으며 내년 1월께 협상을 체결할 전망이다. 인도는 2020년까지 원전 18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런 중동과 남아시아, 동유럽의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수출길마저 위협받았던 일본은 전력 사용량 증가에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을 맺은 일본은 이어 아랍에미리트와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고 프랑스와 컨소시엄으로 터키 원전 건설 공사 수주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원전 건설 확대 바람은 몇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사상 최대의 원전 사고로 회자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남기고 있으며 원전 건설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이란에서 있었던 강진으로 원전 피해도 우려됐다. 발전 이후 나오는 폐기물 처리도 문제다.
원전을 포기하고 에너지 정책 방향을 선회한 유럽 각국은 대체에너지와 천연가스 개발에 나섰다. 탈원자력의 중심에 있는 독일은 2021년까지 17개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미국은 원전보다 셰일가스ㆍ셰일오일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풍력ㆍ태양열 등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의 과도기에 에너지 대안을 모색 중인 유럽도 셰일가스 개발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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