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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능적인 땅볼처리 유도…MLB 사로잡은 ‘괴물의 진화’
류현진(26·LA다저스)의 메이저리그 5승을 읽는 코드는 변화를 넘어선 ’진화’다.

류현진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파워피처였다. 힘으로 타자를 압도해 삼진을 빼앗는 투구로 리그 에이스로 우뚝 섰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류현진의 볼 스피드로는 파워피처라 부를 수 없다. 특히 시즌 초반에 비해 갈수록 직구 구속이 떨어져 우려를 사기도 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를 제물로 시즌 5승을 거둔 류현진의 가장 달라진 모습은 눈에 띄게 땅볼 유도 능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인 7.1이닝을 던졌다. 22개 아웃카운트 중 탈삼진으로 잡은 건 4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땅볼 11개(병살타 2개 포함)와 뜬공 5개로 채웠다.

이날도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느린 편이었다. 최고구속이 시속 148㎞에 그쳤다. 빠른 공들도 142km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낙차 큰 커브와 낮은 직구 컨트롤로 장타를 허용하지 않고 땅볼 타구를 많이 유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 비율을 크게 높이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1회 1사 1,2루에서 조너선 루크로이를 유격수 병살로 잡을 때 몸쪽을 파고든 직구가 통했고 5회 1사 1루에서 아오키 노리치카를 1루수 병살로 요리할 때 커브를 승부구로 던졌다.

4회까지 79개나 던지면서 땅볼만 허용한 류현진은 5회 처음으로 뜬공을 맞았다. 힘이 약간 떨어진 6회 라이언 브론에게 솔로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고 시즌 최다 이닝 투구를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 12일 마이애미전서도 변화는 감지됐다. 이날 류현진은 삼진은 3개만 잡았고 땅볼 타구를 13개나 유도하며 시즌 4승을 챙겼다. 땅볼(66개) 대 뜬공(54개)의 비율은 1.22로 팀 내 선발 투수 중 가장 좋다. 땅볼 유도 능력이 높을수록 빅리그 타선의 폭발력을 효과적으로 잠재울 수 있다.

류현진이 이날 최다 투구 이닝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 발판을 마련한 배경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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