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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야생 진드기 파동, 호들갑 떨일 아니다
‘작은소참진드기’라는 야생 독성 진드기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감염 의심사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8월 사망한 63세 여성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를 분리했다고 밝혔다. SFTS의 매개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린 것이 사인이라는 설명이고 보면 우려가 적지 않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삶을 위한 각별한 예방과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진드기는, 물리게 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어 일명 ‘살인진드기’로 불린다. 영어권에서도 글자그대로 ‘killer tick’으로 통하긴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치사율 등 그 피해가 너무 과장돼 있다는 점이다. 철저한 예방 및 접종, 그리고 효과적인 대책을 유도하기 위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부풀려 알려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SFTS는 치사율이 6~10% 선으로, 20~30%에 이르는 우리와 너무나 익숙한 일본뇌염에 비해 크게 낮다는 것이 병리학적 검증의 결과다. 2007년 중국에서 2년간 2000여건이 발생했지만 그중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 6% 정도가 사망했을 뿐이라고 한다. 일반 해독 곤충매개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유독 ‘살인’을 강조하고 있어 공포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문제의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반드시 SFTS에 감염되는 것도 아니다. 그 확률은 0.5%일 뿐이다.

예방만 잘 해도 충분히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야외 활동 시 긴소매와 긴바지를 입되 해충 기피제를 뿌리고, 옷을 벗고 눕거나 용변을 함부로 보지 않고 사용한 돗자리는 반드시 세척해 햇볕에 말리는 것도 효과적이다. 여름철 일상생활의 안전수칙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주의하면 문제의 야생 진드기 파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미 제주지역 골프장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올레길을 찾는 발길이 뚝 끊어진다고 한다. 호들갑으로 어려운 지방경제에 주름살이 더 깊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나들이 철을 맞아 강원지역은 물론이고 전국 전역의 숲과 풀밭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면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마침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이 자체적으로 보도준칙을 만들어 과장된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 것은 박수받을 일이다. 보건당국은 예방책 홍보에 더 적극 나서되 2009년 ‘돼지플루(swine flu)’ 발병 당시 돈육업자들의 항의성 건의에 따라 ‘신종플루’라는 새 이름을 지어 해당업소들의 피해를 최소화했던 순발력 있는 대처를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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