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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신율> 親朴 일색의 새누리당 지도부
靑견제·野와 대화 이끌 지도부
당내서도 압도적 지지 못얻어
親朴이라 더 허심탄회한 직언이
거수기 비난 불식시킬 해결책



여야의 원내 지도부가 새롭게 구성됐다. 그런데 두 신임 원내대표가 모두 강성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라고 언론은 평가하고 있다. 두 원내대표들이 진짜 강성인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앞으로의 여야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은 거의 확실하다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새누리당의 최경환 신임 원내대표는 상당히 원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얼굴만 봐도 그가 강성이라고 평가받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하지만 오랫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고 이념적으로도 보수성향이 강해 아마 대야 강경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지금 여당의 원내대표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청와대를 견제하고 여당으로서 권력비판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할 뿐 아니라 야당에는 여유롭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야한다. 그런데 과연 최경환 원내대표가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는 이번 여당의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최경환 의원이 압도적인 표차로 이주영 의원을 이길 것으로 예상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불과 8표 차이에 불과했다. 이는 새누리당의 다수 의원들도 새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제대로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의원들의 생각은 윤창중 사태의 산물일 것이다. 즉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들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 씨의 대변인 임명을 강행했지만 이런 임명 강행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은 당청 모두에 쏟아져,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따로 있고 타격은 자신들이 받는다는 식의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앞으로 청와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다면 이런 현상이 또 발생해서 당청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이 총선에서 상당히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다.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를 견제해서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배경이 이주영 의원의 예상 밖의 선전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의원들의 이런 바람이 무색하게도 후속 인사를 보면 정말 걱정이 앞선다. 사무총장과 대변인에 홍문종 의원과 유일호 의원을 각각 임명하고 전략기획본부장에 김재원 의원을 발탁했다. 홍 의원은 원조 친박이고 유 의원은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떠오르는 친박일 뿐 아니라 김 의원 역시 원조 친박이다. 그야말로 친박 일색의 당이 됐다.

당청 관계가 원활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친박 일색일 경우 과연 새누리당이 청와대를 견제할 수 있을까. 야당과의 관계도 더욱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여당을 청와대의 거수기 정도로 생각하고 더욱 공세를 강화할 게 뻔하다. 더구나 지금처럼 박 대통령이 ‘집단 이성’에 대한 신뢰를 보이질 않을 때는 여당에 비난의 화살이 몰리기 십상이다. 새누리당의 위기는 지금부터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원내대표 선거 때 최경환 의원이 했던 말처럼 친박이니까 오히려 대통령에게 더 허심탄회하게 직언을 할 수 있다는 논리가 현실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야당의 역할은 정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라는 점을 여권 지도부는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 다수결의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라는 점이다. 다수결의는 분명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가치는 될 수 없다. 민주주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수적 우세를 믿고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주장을 보호하고 경청하는 것이고 또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점을 항상 기억한다면 신임 새누리당의 지도부는 분명 원활한 원내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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