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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VIP 고객의 얌체 상술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백화점의 ‘큰 손‘인 VIP고객이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할인혜택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연간 800만원 이상 물품을 사야 VIP가 될 수 있는 사모님들이 싼 값에 백화점에서 새로나온 명품을 대량 구입해 온라인 쇼핑몰에 내다 판다는 것이다. VIP들의 사재기로 백화점 측은 신상품 물량이 달려 다른 고객에게 팔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 백화점에는 브랜드별 인기 신상품을 출시 당일 5∼10벌씩 싹쓸이하는 VIP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VIP들의 이런 행동이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한 걸로 판단한다. VIP에게 주어지는 특별혜택이 이를 가능케 한다.

VIP 고객은 일반고객이 받지 못하는 별도의 할인 혜택이 있다. 이에 더해 백화점 사은행사로 구매금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상품권은 물론 포인트까지 적립하면 대략 20%에 가까운 할인을 받는다.

예컨대 1000만원 어치 물품을 사도 800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VIP들은 이렇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구입한 물건들을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다. ‘정품 보증 백화점 판매상품 5%할인’이란 문구를 내걸고 차액을 챙긴다는 것.

VIP들의 사재기로 애꿏은 일반 고객은 불편을 겪는다. 신상품이 전시되자마자 다 팔려나가 일반 고객은 구매할 방도가 없게 된다. 백화점도 고정고객 확보에 애를 먹어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다.

최근 일부 유명 브랜드 매장들은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동일고객에게 1인당 2점 이상 같은 상품을 팔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그러나 매장 직원들은 전체 매출 가운데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지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A백화점 여성복 매장 관계자는 “신상품 입고일에 인기상품을, 그것도 55치수만 골라 10벌씩이나 사가는 고객들이 다수인데 이렇게 판매한 옷들이 인터넷쇼핑몰에서 거래되고 있었다”며 “돈벌이를 위해 VIP 지위까지 이용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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