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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원한 산자락의 ‘전원형’ 한솔뮤지엄 17일 개관..‘터렐館’ 관심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답답하고 꽉 막힌 도심이 아니라, 강원도 문막(원주시)의 산자락 2만여평 부지에 세워져 ‘청명한 감동’을 주는 한솔뮤지엄(관장 오광수)이 마침내 개관한다.

당초 지난해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빛의 마술사’인 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70)의 작품 4점을 선보일 특별전시관의 공사가 여러차례 변경되는 바람에 착공 7년 만인 오는 16일 목요일 개관한다.

한솔그룹(회장 조동길)은 ‘국내 최대의 전원형 뮤지엄인 한솔뮤지엄을 7년여의 공사및 준비작업 끝에 마무리지었다. 지난 2006년 5월, 뮤지엄 건축드로잉이 구체적으로 그려진 이래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솔뮤지엄의 가장 큰 특징은 시원한 산자락(오크밸리)에 위치한 야외형 미술관이란 점이다. 도시와 평지에 위치한 다른 미술관및 박물관과는 달리, 한솔뮤지엄은 산 정상에 위치해 푸른 하늘과 청량한 공기, 꽃내음을 느끼며 예술품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산 정상에 지어진 데다, 여러 뮤지엄에서 일찌기 물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끌어들였던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관람객들은 물 위와 하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안도 다다오는 나오시마의 ‘지추(地中)미술관’, ‘물의 절’ 등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의 특징을 한솔뮤지엄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국내에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건축이 몇곳(제주 본태박물관및 휘닉스아일랜드 등) 세워졌지만, 한솔뮤지엄은 연면적 22000평에 지어져 안도 다다오의 건축 중 가장 큰 건축이다.

한솔뮤지엄은 컬렉션의 질과 양도 대단한 수준을 자랑한다. 국내 여성 아트컬렉터 중 명실공히 ‘1호’로 꼽혀온 이인희(85) 한솔그룹 고문이 40여년 넘게 수집해온 국내 근현대미술품및 종이작업, 해외미술품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고문의 호를 따 ‘청조컬렉션’으로 불리는 수집품 목록에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도상봉의 작품은 물론이고 정규 이쾌대 최욱경 등 여타 미술관에서 접하기 힘든 한국 근현대 작가의 수작이 대거 포함돼 있다.

또 이대원 화백및 박고석 화백의 초기작도 다수 보유 중이며, 종이를 활용해 작업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은 각별히 챙기며 컬렉션해왔다. 이밖에도 백남준의 작품, 닥종이 작가 김영희의 입체작품도 다수 보유 중이다.


해외작가 작품의 컬렉션 또한 괄목할만 하다. 한솔뮤지엄 스톤가든에 놓인 1000만달러를 호가하는 헨리 무어의 대형 브론즈 조각을 비롯해 헨리 무어의 조각을 여러 점 보유하고 있으며, 마크 디 수베로, 알렉산더 리버만 등의 조각도 대작 중심으로 컬렉션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맏딸로,부친의 미술품 애호를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오며 자연스럽게 미술품에 관심을 기울여온 이인희 고문은 열정적으로 수집해온 아트 컬렉션이 꽤 쌓이자 ‘국내 최고의 전원형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여왔다. 따라서 한솔이 보유한 컬렉션은 한점 한점마다 이인희 고문의 지난 40년간의 땀과 사랑, 열정이 녹아들어 있다. 아울러 한솔뮤지엄은 고미술 부문에서 초조대장경 등 국보및 보물급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다.


한솔뮤지엄은 모두 4개 파트로 조성됐다. ‘플라워가든’은 80만주의 패랭이꽃과 숲의 귀족으로 불리는 자작나무가 어우러졌으며, ‘워터가든’은 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고요하고 잔잔한 물의 정원이다. 또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한 ‘스톤가든’과 청조컬렉션을 선보이는 ‘미술관 본관’ 등으로 꾸며졌다. 


이에따라 이들 코스는 총길이 700m, 관람거리 2.1km에 달해 최소 2시간은 걸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예술을 즐기며 두시간이상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 이는 ‘빠름’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쉼표로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솔뮤지엄은 개관전으로 ‘A Moment of Truth(진실의 순간)’이란 주제로, 제지가 모태가 된 기업답게 종이의 역사와 의미를 예술로 찾아본 전시를 꾸몄다. 종이의 탄생부터 현재까지를 담은 국보와 유물의 전시와 김환기, 박수근, 이쾌대, 이중섭, 도상봉 등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회화와 드로잉 100여점이 내걸렸다.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한솔은 ‘세계를 매혹시킨 빛의 작가’인 제임스 터렐의 4가지 작품을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을 조성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찌기 뉴욕의 구겐하임, 휘트니, MoMA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는 6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작가인생 50년을 정리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준비 중인 제임스 터렐의 4가지 작품을 한 곳에 모아둔 최초의 퍼블릭 전시관이 바로 한솔뮤지엄이다.

한솔의 제임스 터렐관에서는 GANZFELD, WEDGEWORK , SKYSPACE, HORIZON을 감상할 수 있다. 이같은 규모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제임스 터렐 작가 또한 ‘이번에 조성된 한솔의 전시관은 내 작품을 보여주기에 최고수준’이라고 인정했다는 후문이다. 제임스 터렐의 숭고한 작품을 가장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일출/일몰 프로그램은 개관 후에도 VIP와 맴버쉽에게만 오픈된다. 관람료 성인 1만2000원. 어린이 7000원. 제임스 터렐관은 별도의 관람료를 내야 한다. 월요일 휴관.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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