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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캐리 본격화, 한국 경제 비상
[헤럴드경제=권남근ㆍ권도경 기자]고금리를 쫓아 일본 자금이 한국 등 해외로 대거 이동하는 ‘엔케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경우 엔저 가속화로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엔화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면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원고-엔저’ 고착화로 한국 경제성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에 봉착하거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썰물처럼 자금이 빠지는 위기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G7도 엔저 용인, 엔/달러 고공행진=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에 선진국들도 용인하고 있다. 지난 주말 영국 에일즈베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의에서는 엔화 약세를 명시적으로 문제삼지 않았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자국경제 살리기에만 골몰하며 마구잡이식으로 엔화를 방출하는 일본의 이기적인 정책에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과 신흥국 등 국제사회의 반발이 무시되면서 일본은 엔저 추세를 이어갈 명분까지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오전 8시 16분 현재 엔화는 오세아니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2엔을 돌파하며, 2008년 10월 21일 이후 약 4년 7개월만에 102엔을 넘어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 초반에만 머물지가 관건”이라며 “엔캐리 자금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엔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엔캐리 트레이드는 엔저를 가속화시켜, 예상보다 엔화 약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엔/달러가 102엔을 돌파한 것도 그 영향이며 연말까지 105엔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케리트레이드 이미 시작, 한국 수출에 직격탄 우려=전문가들은 이미 엔케리트레이드는 시작됐고 얼마나 가속화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일본 금리가 쉽게 오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의 금리가 동남아 및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으로의 거대 자금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일본투자자들은 지난 2, 3월에 한국에 총 282억 엔(약 3082억원)을 투자하는 등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달 21일부터 2주간 일본의 국외 주식ㆍ채권은 순매수로 돌아서며 4636억 엔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엔케리트레이드가 본격화될 경우 엔저로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은 물론,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케리트레이드는 시장 시그널상 이미 시작됐다”며 “심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한국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및 해외 시장에 일본 자금이 유입돼 주식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된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한국 경제가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환율 영향에 따른 부정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외면이 불가피해진다”며 “엔저 가속화로 하반기 우리 수출이 무너지고 내수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김종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엔캐리트레이드가 가속화되기 위해선 국제금융시장과 해외수요가 안정돼야 하지만 현재 글로벌 환율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미국이 시퀘스터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하반기 쯤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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