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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흘간 세차례 사과 · 사과 · 사과…靑, 파장 잠재우기 ‘속전속결’
촛불집회 발목잡힌 李정부 반면교사
잇단 대국민 사과 역대정부서도 이례적

朴대통령 “관련자 예외없이 수사·책임”
중대사안 판단 정면돌파 의지 표명



박근혜 대통령이 4박6일간의 미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지난 10일부터 청와대가 나흘동안 세차례에 걸쳐 ‘윤창중 성희롱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는 역대정부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중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자칫 잘못하면 5년전 ‘촛불집회’의 데자뷔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문제는 국민과 나라에 중대한 과오로 한 점 의혹없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며 “관련자는 예외 없이 수사를 받고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이번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다”고 말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이번 ‘윤창중 성희롱 사건’을 정면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 허태열 비서실장도 지난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거듭 깊이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허 실장은 이날 4분 25초간 대국민 사과문을 읽는 동안 ‘사죄’라는 단어를 세 번 사용했다. ‘송구’ ‘죄송’ ‘사과’라는 단어까지 합치면 6차례에 걸쳐 “사죄의 말씀”을 했다. 허 실장은 이것도 모자란지 기자회견 직후 연단에서 내려오고 나서도 3차례 고개를 숙였다.

귀국 당일인 지난 10일 이남기 홍보수석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불과 나흘 만에 비서실장과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허태열(왼쪽)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머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수석 비서관들이 함께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이는 그만큼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각이 위중하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개인적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새 정부의 도덕성은 물론 청와대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쇠고기 파동으로 향후 5년 내내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인 것과 판박이 재연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4월 4박 5일정으로 미국을 방문,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으며 그동안 틈이 벌어져 있던 한ㆍ미 관계 복원에 주력했다. 양국 정상 간 친근감은 물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필요성 등 성과도 많았다. 하지만 방미 순방을 통한 국정운영의 추동력은 이것이 끝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귀국 직후 방영된 광우병 보도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이명박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성난 촛불민심에 밀려 청와대 참모진은 취임 103일 만인 6월 6일, 내각은 107일 만인 6월 10일 총사퇴를 각각 선언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전원 교체됐고, 내각에선 당시 농림수산식품 장관을 포함해 3개 부처 장관이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한석희ㆍ신대원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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