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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7대 미스터리
“엉덩이 움켜쥐었다” 부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대통령 방미 순방 중 ‘성추행 의혹’은 7개의 미스테리가 2부에 걸쳐진 ‘막장 드라마’와 꼭 닮았다. 1부는 윤 전 대변인 개인의 성추행 의혹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2부는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의 수습과정이다. 1부가 범죄조각 구성 여부의 문제라면, 2부는 정무적인 문제인 셈이다. 그런데 1부와 2부의 퍼즐이 한데 뒤섞여 있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드라마가 완성되려면 조각난 퍼즐이 한데 모아지는 3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엉덩이야 허리야?=미국 경찰 보고서엔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 buttocks without permission)”고 나와 있다. 윤 전 대변인도 지난 9일 귀국 직후 민정수석비서관실 조사에서 “인턴의 주장대로 엉덩이를 만진 적이 있는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선 “그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쳤다”면서, “미국의 문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속옷을 입었나, 벗었나?=윤 전 대변인이 인턴 A 씨를 8일 아침 6시께에 방으로 불렀냐와, 당시 속옷을 입었는지도 쟁점이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전화로 A 씨를 부른 사실이 없고, 노크 소리에 방문을 열어보니 A 씨가 있어서 “여기 왜 왔어 빨리 가”라고 하고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윤 전 대변인은 민정수석비서관실 조사에서 당일 아침 A 씨가 윤 전 비서관의 방문을 노크했을 당시 “노팬티” 차림으로 방문을 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아침 6시께에 A 씨에게 전화로 호통을 치면서 자료를 갖고 당장 방으로 오라고 했다고 한다. 방미 순방단 중 한 일행에 따르면 당시 A 씨가 전화로 지인에게 ‘방에 술냄세가 진동하더라. 나이 드신 분이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하냐’ 등의 대화를 하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


▶묘연한 6시간의 행적=성추행이 있었다는 7~8일(현지시간) 윤 전 대변인의 행적을 쫓아보면 6시간의 행적이 여전히 묘연하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7일 오후 9시30분부터 10시까지 W호텔 바에서 피해여성 A 씨, 운전기사 등과 술을 마신 게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방미 순방단 일행의 목격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8일 새벽 2시께, 새벽 4시께에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에서 목격됐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은 만취상태였다고 한다. 윤 전 대변인의 주장과 달리 누군가와 계속해서 술자리를 같이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결국 ‘사라져 버린’ 6시간 동안 윤 전 대변인의 행적이 확인되면 이번 성추행 의혹 사건도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귀국, 누구의 작품인가=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남기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귀국했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의 귀국종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석은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도 “대변인실 국장 등과 상의해 (거취를) 결정하라”고만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곽상도 민정수석은 이 수석의 귀국종용 여부에 대해 “귀국을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우리나라 법으로 기본적으로 아무런 범죄가 안되며, 미국 법에 의해서도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며 방어막을 쳤다.

▶비행기표는 누가 예약=귀국 종용과 함께 비행기표를 누가 예약했는지도 한 세트를 이루고 있다. 발권은 윤 전 대변인이 오전 9시50분께 본인이 직접 카드로 했지만, 예약은 이날 오전 9시께 주미 대사관 측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예약을 부탁한 게 누구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상관인 이 수석의 지시를 받고 제 카드로 공항에서 비행기 좌석표를 샀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지시로 비행기표 예약을 했다면 발권은 왜 같이하지 않았겠느냐”며 “이 수석이 지시했다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靑 언제 알았나=‘윤창중 성추행’ 2부의 핵심은 청와대의 인지시점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의 귀국 당일인 8일 오전 7시30분께 현지 순방 수행단이 최초로 인지하고 이를 이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당시까지는 순방 수행단 몇몇 관계자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이날 오후 3시께 로스앤젤레스로 출발하기 직전에야 윤 전 대변인이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순방 수행단이 모두 알게 됐다고 한다. 최영진 주미대사 등 외교라인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을 처음 안 것은 이날 오후 3시께라고 한다.

▶朴대통령에게 보고는 언제?=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최초로 보고받은 때는 로스앤젤레스 일정 첫날인 9일 오전 9시10분께라고 한다. 윤 전 대변인이 이미 귀국한 뒤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이보다도 더 늦어, 이 수석이 귀국길에 위성전화로 보고해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측면이 많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에서 이 사건을 처음 인지한 것은 이보다 훨신 이전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이 귀국하자마자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았고, 귀국 사실도 이미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석희ㆍ신대원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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