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꽃 피는 오월에 외출하는 장창익

장창익 작품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지그시 한 눈을 감는다. 

화가에게 있어 손보다 더 절실히 필요 한 것은 눈이다. 그래서 장창익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 손보다 눈 그리고 그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 마음 중심에 여리고 시린 꽃잎이 있다. 그 꽃잎을 들여다보면 꽃 피우지 못한 체 정지되어 있는 장창익이 보인다.

작가 장착익은 꽃다운 나이 군 입대한지 4개월 만에 지뢰를 밟아 왼 발과 왼쪽 눈을 실명한 후 그는 꽃 피우지 못한 인생을 살았다. 그는 한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림을 그렸다. 유독 작품에 꽃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 산천에 핀 야생화들은 작가를 통하여 재해석된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그리기보다 강한 생명력을 가진 들풀의 느낌과 살아 온 굴곡진 삶을 꽃으로 분출하였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장창익을 닮았다. 

평론가 박영택교수는 “커다란 형태를 지니고 먹 선으로 둘러쳐진 처진 윤곽선 안에 착색된 색채와 그 위로 물감이 비처럼 눈처럼 흐르고 내린다. 그림은 그것은 모종의 서술화에 대한 욕망, 무엇인가를 지시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절박한 상황을 은유하는 것도 같다. 

자신의 내부에 갇힌 것들을 밖으로 외화 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외침이나 호소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모종의 틀들을 지우고 부숴버리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듯도 하다. 혹은 표현될 수 없는 것들의 표현이라는 모순성에서, 미술이 애초에 지닌 이 불구성에 대한 자조적인 토로는 아닐까? 

거칠게 움직이는 필선은 “스스로에게 자유를 주고 단단한 외피로 덮어진 관념을 부수기 위한 방편”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경직되어 있다고 여기는 자신을 풀어내고 자유를 주기 위한 치유의 작업이라는 것이다. “고 한다. 이번 달 11일부터 6월 30일까지 갤러리 평창동에서 전시를 한다.(02-396-8744)

아내에게 고백 .1
시. 장창익

꽃피는 봄 날
비릿한 바닷바람으로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가끔 청소차 마냥
하늬바람이 통증을
다 쓸어 갈 수 없지만
봄엔 행복하다.

한 겨울 돈 없이도 살만한지
궁색하지 않게 동백이 피고
매화랑 벚꽃도
묻지 않고 꽃등을 이고 온다.

나는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사랑한다는 말
한번쯤 하고 살았다 싶었는데…….
억지로 하지 않아도 서운타 않을
나의 아내여.

꽃 피는 봄 
기다리는 것은 언약처럼
고백하고 싶어서다.

아내여 ~
그동안 내 삶 어디 성한 곳 있었는가.
당신이 꽃처럼 웃어 주고
당신이 꽃처럼 향기 되어
거친 내 모습 반듯하게
살아 올 수 있었다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