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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런은 바라지도 않는다, 적시타만’…슈퍼리치, 안전성 강화상품으로 go go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시장이 안갯속에 갇히면서 투자 트렌드가 ‘중위험-중수익’으로 굳어지고 있다. 과감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리면서 시중 예금금리를 약간 웃도는 수익률에 만족하겠다는 뜻이다. 야구에 빗대면, 큰 욕심은 버리고 방망이를 짧게 잡아 마음 속으로 정한 한가지 구질만 정확히 타격해 출루하는 것과 같다.

▶0.1%에도 민감한 자산가들=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고액 자산가들은 0.1%의 수익률도 꼼꼼히 챙기는 등 작은 거에도 예민하다. 특히 보유 현금을 굴릴 방법이 마땅치 않은 자산가들 사이에선 목표전환형 펀드가 인기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미리 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위험자산을 처분해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그랜드마스터PB는 “현금 보유 비중은 많지만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산가들이 기회를 엿보다 마음에 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실제 대우증권이 지난달 말 사모형으로 모집한 목표전환형 펀드는 예정 마감일보다 이틀 빨리 판매가 완료됐다. 현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언제든 좋은 투자처가 나타나면 들어가려는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메자닌(Mezzanine)펀드도 같은 흐름에서 자산가들의 눈길을 끈다. 메자닌 펀드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띤 상품에 투자해 채권보다 기대수익률은 높고 주식보다 리스크는 낮다. 따라서 원금은 잃지 않으면서 절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아예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전자산을 찾는 자산가들도 적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안채나 RP 등 안전자산은 선착순 판매 1분 만에 팔려나갈 정도”라고 귀띔했다. 


▶일반 투자자 겨냥한 목표전환형 펀드 속속 출시=지난해 새로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는 2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지난 7일 현재 벌써 6개가 새로 선보였다.

최근 출시된 이들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5~7% 안팎이다. 하이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하이퍼포먼스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펀드’는 6개월 이내 4.5%, 1년 이내 6.0%를 달성하면 채권에 투자한다. 2~3년 전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가 10%에서 많게는 20%정도 목표 수익률을 제시했던 것에 비해 크게 낮다.

과거에는 주식 편입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엔 ETF나 인덱스 같은 지수를 포함해 안정성을 좀더 강화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파리바ETF스마트레버리지목표전환형펀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범준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본부 차장은 “목표전환형 펀드는 투자전략 자체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상품”이라며 “예전엔 투자자들이 성과 중심의 펀드를 많이 찾았지만 요즘에는 5~7%에도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정 기간 일정 단위로 모집,펀드를 설정해 운용하다 목표를 달성하면 전환하는 단기 모집형 구조가 주를 이룬다.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기존 목표전환형 펀드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전현철 동양증권 금융상품전략팀 대리는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면 찾고 다시 시작하는 걸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도 투자자 하기 나름=목표전환형 펀드도 투자 대상에 따라 위험도는 차이가 난다. 따라서 투자자 성향에 적합한 펀드를 골라야 한다. 운용사가 투자 대상으로 삼은 자산에 관해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갖췄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만약 투자대상이 국내나 해외 주식일 경우 높은 위험과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해외 채권일 경우 중간 수준의 위험과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어울린다. 채권보다는 높지만 주식보다는 낮은 수준의 위험을 추구한다면 하이 퍼포먼스 목표전환형 채권혼합형 펀드가 적당하다. 하이 퍼포먼스 목표전환형 채권혼합형 펀드는 시장 움직임에 따라 레버리지ETF를 분할 매입해 코스피 지수 일일변동률에 최대 60%수준까지 노출될 수 있다.

고상현 하이투자증권 상품개발팀 과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대상 자산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사전에 투자대상 자산에 대한 전망, 위험도, 변동성 등을 파악한 뒤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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