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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사관 경비 소홀 지적했더니, 주거침입 혐의로 조사...황당한 경찰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경찰의 대사관 경비 근무 태만을 지적한 20대 남성이 오히려 대사관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태국대사관 인근에 사는 A(29) 씨는 지난 7일 오후 12시께 마땅히 자리를 지켜야 할 태국대사관 경비병력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 씨는 대사관 후문에서 “아무도 없나요?”라고 물으며 10분을 더 기다렸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당시 대사관은 출입문도 열린 상태였다.

A 씨는 의경 부스에 들어가 경비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그 많은 대사관들을 관리하는 데 어쩔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A 씨는 결국 112로 전화를 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 서너명이 대사관에 도착했다. 또 소대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대화를 나눴고 사건은 순조롭게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A 씨는 곧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그를 경찰이 붙잡았고 인근 파출소로 연행돼 주거침입죄로 조사를 받은 것이다. 경찰에 연행돼 진술서를 쓰던 A 씨는 더 황당한 무전을 듣게 됐다. “주취자가 태국 대사관에서 문제를 일으킨 거라고 마무리짓자”는 내용이 무전기를 타고 흘러나온 것. A 씨의 문제제기가 단순 주취자 난동 사건으로 변질되는 순간이었다.

A 씨는 “아내가 대사관에서 근무해 평소 대사관을 지키는 의경들에게 간식거리를 사다주곤 했다”며, “국경과 마찬가지인 대사관 경계 근무를 소홀히 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연행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해당 파출소 관계자는 “주한 태국 대사관 불법침입으로 기록된 사건은 없다”며 관련된 사실을 부인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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