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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김중수의 ‘금리 트릴레마’…“now it’s 한은’s turn(이제 한은이 나서야 할 차례)”
[헤럴드경제= 서경원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그만큼 그전에 생각할 것도, 정리할 것도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4월 금통위가 지나면 한 풀 꺾일 줄 알았던 금리인하 논쟁이 한 달이 지난 지금 더 큰 눈덩이로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현재 금리정책을 둘러싸고 시장, 정부, 금통위 내부의 관계에 있어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트릴레마(trilemmaㆍ삼중 딜레마) 상황에 봉착해 있다.

우선 시장에선 한은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흔히 시장은 ‘이기적인 투자자의 전쟁터’라고 하지만 중앙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준금리를 움직여 통화량에 영향을 주는 통화정책 본연의 효과가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시장의 금리인하 요구 목소리에 대해 ‘트레이더의 비명소리(cries of trader)’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비명소리를 마냥 무시할 경우 시장과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지난달 금리 동결로 한 차례 충돌 모양새를 연출했던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골치다. 새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유지하면서 한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문제가 금리 결정에 따라 판가름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까지 편성하고 나선 정부로서는 지난달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고, 따라서 이달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대기업 CEO들과의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안훈기자 rosedale@heraldcorp.com]

그러나 김 총재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7월과 10월 두 번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도 굉장히 큰 것”이라며 “올해 1~3월 ‘정책조합’을 강하게 언급한 것은 새 정부에 ‘이제 네가 나설 차례(now it’s your turn)’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현재로선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 총재가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배제되지 않는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정책 선택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같은 방향이라는 점에서 정책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외부인이 한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귀담아 듣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4대3’으로 가까스로 금리 동결이 결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동안 대부분 의견이 통일됐던 금통위가 최근 들어 마찰음을 빚는 형국도 김 총재에겐 부담이다. 금통위원 간 의견대립이 계속해서 벌어질 경우 통화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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