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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시장 -정부 -금통위 ‘금리 트릴레마’ 에 빠진 김중수
한은 신뢰회복·정부와의 관계개선·금통위원간 의견대립 해소 등 난제 직면…9일 금리 결정 주목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그만큼 그전에 생각할 것도, 정리할 것도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4월 금통위가 지나면 한 풀 꺾일 줄 알았던 금리인하 논쟁이 한 달이 지난 지금 더 큰 눈덩이로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현재 금리정책을 둘러싸고 시장, 정부, 금통위 내부의 관계에 있어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트릴레마(trilemmaㆍ삼중 딜레마) 상황에 봉착해 있다.우선 시장에선 한은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흔히 시장은 ‘이기적인 투자자의 전쟁터’라고 하지만 중앙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준금리를 움직여 통화량에 영향을 주는 통화정책 본연의 효과가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시장의 금리인하 요구 목소리에 대해 ‘트레이더의 비명소리(cries of trader)’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비명소리를 마냥 무시할 경우 시장과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지난달 금리 동결로 한 차례 충돌 모양새를 연출했던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골치다. 새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유지하면서 한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문제가 금리 결정에 따라 판가름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3월 ‘정책조합’을 강하게 언급한 것은 새 정부에 ‘이제 네가 나설 차례(now it’s your turn)’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현재로선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 총재가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배제되지 않는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정책 선택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같은 방향이라는 점에서 정책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외부인이 한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귀담아 듣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 ‘4대3’으로 가까스로 금리 동결이 결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동안 대부분 의견이 통일됐던 금통위가 최근 들어 마찰음을 빚는 형국도 김 총재에겐 부담이다. 금통위원 간 의견대립이 계속해서 벌어질 경우 통화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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