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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 못잘 만큼 아픈 허리…할머니, 파스로 될 일이 아니에요!
척추관협착증 환자 85만명
대부분 퇴행과정 노인들에 많아

초기엔 초음파·물리치료로 충분
재발땐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 시술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데
독거노인 자가판단으로 병 더 키워



10여년째 혼자 살고 있는 김영순(66) 씨는 5년째 지긋지긋한 허리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한 통증이 생길 때마다 파스를 붙이거나 진통제로 간신히 견뎌왔지만 최근 들어 허리를 쉽게 펼 수 없을 만큼 통증의 정도가 심해진 것을 느꼈다. 특히 일어설 때는 지팡이를 짚어야만 일어설 수 있었고, 물건을 들어올리는 일은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밤이 되면 욱신거리는 통증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렸다. 결국 김 씨는 허리통증을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고, 전문의의 진찰 결과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체 노인의 43% 차지하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자가 판단으로 질환 더 키워=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하지만 노년을 혼자 쓸쓸하게 보내는 독거노인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독거노인 수는 2000년 54만명에서 지난해 119만명으로, 12년 사이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89만명으로, 전체 노인인구의 20.2%가 독거노인인 셈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이혼과 사별 등으로 국내 독거노인은 오는 2035년에 343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경우,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자가 판단으로 더 키우는 경우가 많다. 자식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퇴행성 질환인 허리통증근 같은 경우는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파스ㆍ진통제 등으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

허리는 65세를 넘어서면 급격한 퇴행성 변화 때문에 굳어 있거나 약화되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해도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올 수 있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허리통증의 경우 노인들에게 일반적으로 자주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기존 퇴행성 척추 질환에서 병을 키워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는다면 질환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경우,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자가 판단으로 더 키우는 경우가 많다. 65세 이상이면서 지속적인 요통이 있다면 척추 정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 환자 85만명, 4년 전에 비해 배 이상 급증=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 2010년까지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85만여명으로, 48만여명이었던 2006년에 비해 무려 배 가까이 증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통증은 있지만, 디스크 탈출이 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관의 공간이 좁아지는데, 이 사이를 지나는 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현상은 선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잘못된 자세와 척추의 퇴행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서 있을 때 허리는 물론 다리가 터질 듯 저리고, 걸을 경우 통증이 심해 가다 쉬기를 반복하게 된다. 허리를 펴게 되면 아프고, 구부리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한 특징이 있다. 특히 밤에 종아리 쪽이 많이 아프고 엉덩이 또는 허벅지가 매우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요법 등이나 주사요법으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증상 개선이 없다면 최종적으로 수술적인 치료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최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상태가 심하더라도 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보다는 최신 비수술 치료법인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 시술’로 짧은 시간에 치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치료 가능=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 초음파, 견인치료 등 물리치료를 먼저 하고 2~3개월 동안 증세에 호전이 없거나 계속 재발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한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만 치료하는 선택적 ‘신경근 치료술’이나 가느다란 주삿바늘을 신경관으로 밀어 넣은 후 레이저로 척추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 시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합병증을 우려해 수술을 부담스러워하는 고혈압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를 어쩔 수 없이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마비를 동반한 협착증은 민간요법보다는 초기부터 척추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 금연ㆍ금주, 규칙적인 골밀도 체크 등으로 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어떻게 구별하나=척추관협착증은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달리 허리는 별로 아프지 않은데 양쪽다리가 저린 경우가 많다. 걸어다니면 하체가 쪼이는 듯 아프지만, 쪼그려앉거나 쉬면 괜찮아지는 것도 추간판탈출증과는 다른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단단한 침대에 누울 때 통증을 느끼고, 몸이 푹 빠지는 침대에서 엉덩이와 무릎을 구부리고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추간판탈출증 환자는 탄력이 없는 단단한 침대에 누울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특징이 있다. 노인들이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쪼그려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또한 장시간 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면 중간 중간 자세를 바꾸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 중에서는 걷기나 수영하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하면 좋다. 초기에는 걷기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고정식 자전거 타기, 물속에서 걷거나 뛰는 것도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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