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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사그라들지 않는 ‘대박의 꿈’…대한민국 금광을 아십니까
일제강점기땐 세계 3대 금광
현재는 거의 채진된 상태
11곳 광산중 10곳은 개점휴업

작년 순금 생산량 329.5kg
은산광산 316.9kg 98%차지




대표적인 자원 빈(貧)국 대한민국에도 금광(金鑛)이 있다. 실제로 한국은 일제강점기 당시 세계 3대 금광에 속했었다. 하지만 이제 옛 영광은 모두 사라진 상황. 전국에 97개 광산이 있지만 실제 채굴이 이뤄지는 곳은 손가락을 꼽는 정도다. 금광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에는 금이 거의 채진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 생산량은 335.3㎏이다. 그나마도 사금을 뺀 순금으로만 보면 329.5㎏ 정도다. 대부분의 광산은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데다 투자금 역시 빈약한 상황이어서 광산이라 불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11개 광산 중 10개는 개점휴업 상태=한국광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금 채굴을 하고 있는 광산 가운데 경제성 있는 금광은 대우조선해양SMC가 소유한 은산광산이 거의 유일하다. 지난해 은산광산에서 생산된 순금의 양은 316.9㎏로 국내 생산량의 98% 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산광산을 담당하는 김현중 대우조선해양SMC 팀장은 “지난해 금값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채굴량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11개 광산에서 금 채굴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그나마 6개는 연간 1㎏ 내외를 채취하는 수준의 사금광산이다. 국내에서 금을 많이 채굴한 자원개발 기술사들에 따르면 지질학상 국내에 있는 금은 ‘함금석영맥’이 가장 많다. 함금석영맥이란 차돌 같은 석영에 금 광물이 붙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당연히 사람들 눈에 띄기 쉽다.

하지만 한 기술사는 “그동안 발견된 금 광맥은 1000m 심부까지 거의 채진된 상태”라며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품위(돌 1t당 10g 이상) 금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저품위의 금맥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금값이 많이 오른 데다 돌에서 금을 떼어내 순금으로 만드는 제련기술이 발전한 것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채산성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 그나마 희망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한반도는 골드러시=현재는 초라하게 변해 있지만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한국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금광 열풍이 불던 중심지였다.

충남 청양의 ‘구봉(九奉)광산<사진>’은 한 시대를 풍미한 해방 이후 제1의 금광이었다. 1908년 구봉산 동쪽 계곡을 지나던 한 주민이 처음 발견한 이후 60여 년간 약 20t의 순금을 토해냈다. 이곳은 전성기였던 1961년부터 1963년까지는 매월 100㎏ 이상의 금이 쏟아지기도 했다. 현재 금값(g당 6만3000원대)으로 치면 매월 63억원씩, 1년에 750억원 이상의 금을 생산하는 신기원을, 그것도 3년 연속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이후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광산업체였던 대명광업(주)가 자금난에 허덕이다 1971년 문을 닫았다.

구봉광산에 필적할 만한 광산은 충북 음성의 ‘무극(無極)광산’이다. 무극광산은 1956년부터 1997년까지 15t의 금이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1991년부터 1995년까지 4년간 매월 100㎏ 이상의 순금을 생산했다. 음성군에 따르면 1995년에는 전국 금ㆍ은 생산량의 80% 이상이 무극광산에서 생산된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 역시 1990년대 중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1997년 폐광됐다.

이 밖에 경북 봉화의 금정광산, 충북 영동의 월성광산 등도 시대를 풍미한 금광들이다. 하지만 금광 쇠퇴는 1980년대 말 올림픽을 앞두고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국제 금값은 지지부진해지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 금값이 갖가지 악재 속에서도 1온스당 1900달러를 뛰어 넘으며 선전하기 시작하자 다시 금광에 주목하고 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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