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장 비싼 패스트푸드 톱10’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위는 미국 뉴욕의 한 초콜릿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선디’로 가격이 무려 2만5000달러(한화 약 3000만원). 웬만한 직장인의 한 해 연봉과 맞먹는 이 아이스크림이 이렇게 비싼 이유는 다름 아닌 ‘식용금’이 첨가됐기 때문이다. 이 아이스크림은 18k 금박을 씌운 잔에 28가지의 고가 초콜릿과 송로버섯 외에 23k 식용금을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떠먹는 금스푼은 기본이다.

금이 의료 분야에 대표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이른바 ‘금니’로 불리는 보철치료 분야이지만, 금은 양ㆍ한방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금이 심장과 간, 신장에 작용해 마음을 진정시키고 전신을 안정시키며 해독작용을 하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 이유로 우황청심환 같은 신경정신과 계통의 약 처방에는 금을 많이 쓴다. 또 금침을 만들어 종기를 터뜨리고 악성 종창을 치료하며, 가루약으로 혈액병ㆍ기관지천식 및 여러 가지 질병 치료에도 이용한다.

전문가들은 한방에서 사용하는 금은 식용으로 정제된 금이기 때문에 인체에는 무해하긴 하지마 금은 원래 성질이 강해 과다복용 시 뼈와 근육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일반적으로 한방에서 금은 신경계통 질병 치료에 쓰이긴 하지만 보약으로 사용하지는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방에서도 금이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관절염환자가 금반지를 끼면 효과가 있다는 것.

영국 버밍엄 시립병원의 연구진이 반지를 끼고 다니는 관절염환자 30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 25명의 손가락을 X선을 촬영한 결과, 반지를 낀 손가락의 관절이 다른 손의 같은 손가락에 비해 관절염 증세가 현저히 덜했으며 금반지를 낀 옆에 있는 손가락도 관절의 손상이 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수년 전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미세한 백금 입자가 함유된 음료수가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은 적도 있다. 백금을 10억분의 2ｍ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로 만든 물질로, 피부 주름이나 늘어짐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작용을 한다는 것. 한 벤처기업이 이 점에 착안, 이 신소재를 이용해 음료수를 만들어 히트를 친 적도 있다.

국내에서는 천식ㆍ류머티즘ㆍ혈액순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서 한때 순금가루를 넣은 ‘금비누’가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다. 금가루가 들어간 ‘금술’도 백화점 등의 선물코너에서 여전히 인기 품목이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