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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S4 홈버튼 갤럭시S3보다 올라간 것 눈치챘나요? 이 디자인을 만든 사람은 바로 ‘고객’입니다
-갤럭시S4 기획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인터뷰

-VOC(고객소리) 달달 외울 정도로 듣고 또 들어

-집에 스마트폰 두고 왔다면? 모든 기능은 이 질문서 시작

-품에 끼고 사는 스마트폰에 착안해 동반자 콘셉트 개발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갤럭시S4 정식 공개 한 달 전까지 홈버튼 논쟁이 치열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의 전통을 깨고 파격적으로 홈버튼을 없애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S4에는 홈버튼이 있었다. 이를 두고 일부 사용자들은 디자인이 전작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인터뷰에서 갤럭시S4와 갤럭시S3 홈버튼에 담긴 비밀을 알 수 있었다. 분명한 차이는 바로 홈버튼의 위치였다. 갤럭시S3에서 갤럭시S4로 넘어 오면서 홈버튼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갔다. 오지용 과장과 조영하 대리는 “갤럭시S3를 한 손으로 조작하다가 홈버튼을 누르려고 하면 너무 밑에 있어 엄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는 VOC(Voice Of Customer)가 있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홈버튼을 위로 올려 PUI(Physical User Interface, 물리적 사용자 환경)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3는 4.8인치, 갤럭시S4는 5인치로 화면이 0.2인치 더 켜졌다. 갤럭시S4 홈버튼이 갤럭시S3와 같은 위치에 있었다면 늘어난 화면에서 터치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 소리를 꾸준히 취합한 덕분에 홈버튼 위치에 대한 불만을 접수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실제 디자인에 반영됐다. 제품 전체 두께를 줄이는 ‘㎜ 전쟁’은 홈버튼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오 과장과 조 대리가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VOC’ 바로 고객의 목소리였다. 갤럭시S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1억대가 넘게 팔린 만큼 전작 제품 사용자들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신제품 기획에 중요한 밑거름이었다. 홈버튼 위치가 전보다 높게 자리한 것도 결국 갤럭시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서 가능했다. 


고객 목소리를 취합하는 등 갤럭시S4를 준비하는 기간은 총 1년 4개월이었다. 지난해 초 갤럭시S3에 대한 각종 소문이 떠돌 때 삼성전자 상품전략팀은 벌써부터 갤럭시S3 후속 모델을 기획하고 있었다.

갤럭시 사용자들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됐다. 두 달간 FGI(Focus Group Interview, 집중 단체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역ㆍ직업ㆍ성별ㆍ나이 등 여러 요소를 갖고 공통적으로 묶었다가 다 따로 풀었다가 하는 시도를 반복하며 사용자 반응을 분석했다. 오 과장은 “외근이 잦은 사람들은 잘 안 깨졌으면 좋겠다, 주부들은 기기 간 연결 기능 잘 쓰고 싶다, 중장년층은 건강 체크 기능 있었음 좋겠다, 심지어 스마트폰 너무 쓰기 어려운데 피처폰처럼 썼음 좋겠다 등 여러 VOC가 중첩됐다”고 설명했다.

상품전략팀은 이같은 소리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제품 기획에 반영했다. 실제로 갤럭시S4는 외부 충격에 더 잘 견디도록 갤럭시S3에 사용된 유리 고릴라글래스2보다 상위 버전인 고릴라글래스3를 채용했다. 이는 유리 원자 간 화학적 결합의 특성을 완전히 달리한 제품이다. 통상 유리에 1차적으로 힘이 가해지면 이 힘의 진행방향에 수직으로 추가적인 파손이 발생하는데 고릴라 글래스3에서 수직의 추가 파손이 생기려면 고릴라 글래스2보다 3배 이상의 힘이 작용해야 한다. 즉, 갤럭시S4는 갤럭시S3 대비 추가 파손을 견디는 강도가 3배 커진 셈이다.

이와 함께 여러 사람과 음악과 영상을 공유하는 그룹 플레이는 더 사용하기 쉽도록 UI 디자인이 개선됐고 각종 환경설정 메뉴를 상단에 모은 기능도 사용자가 자주 쓰는 기능 위주로 편집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또 사용자 영양섭취와 칼로리 소비 등을 관리할 수 있는 S헬스 기능도 추가로 개발했다. 이밖에 스마트폰을 쉽게 쓰고 싶은 사용자 요구에 따라 이지모드 기능도 강화했다.

상품전략팀이 고객의 소리를 듣다보니 사람들이 정말 스마트폰을 하루종일 끼고 산다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오 과장은 “집에 지갑을 두고 오면 다시 돌아가지 않지만 스마트폰을 두고 오면 아무리 바빠도 되돌아가서 가져오지 않나, 이같은 습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콘셉트 찾기에 고심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갤럭시S4는 ‘삶의 동반자’(Life Companion)라는 카피였다. 갤럭시S3가 인간 중심의 스마트폰을 표방했다면 갤럭시S4는 이제 인간과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조 대리는 “사람들이 매일 삶에서 원하는 가치가 재미, 편리, 건강, 관계 등으로 요약됐다”며 “갤럭시S4의 기능들은 모두 이들 가치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한 갤럭시S4 기능은 여러번 소개됐다. 혹시 몰라 지금까지 한번도 알려지지 않은 기능이 있는지 물어봤다. 되돌아온 답은 리모트 뷰 파인더 기능이었다. 화면공유와 원격제어라는 두가지 기술로 구성된 기능으로 두대의 갤럭시S4를 이용해 고화질의 셀프카메라를 찍는 새로운 기술이다. 조 대리는 “갤럭시S4는 한 대가 뷰 파인더 기능을 해 이를 보면서 각도를 조절하고 촬영버튼을 누를 수 있다, 실제 찍는 카메라는 다른 한 대의 후면 카메라다”라며 “지금까지는 셀카를 낮은 화소의 전면 카메라로만 찍었는데 새 기능을 이용하면 갤럭시S4 1300만 화소의 고화질 셀카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llpass@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갤럭시S4를 기획하는 동안 입이 간지러워 혼났다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오지용 과장(왼쪽)과 조영하 대리. 제품 출시로 한숨 돌릴 법도 한데 15일 동안은 고객 반응에 대응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삼성 갤럭시 S4 개발자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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