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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발목’ 與 무기력…급한 추경 날새나
민주 ‘증세론’에 새누리 “국민 기만행위”
원내대표간 약속 기한 4일 남았지만 ‘원점’
예정된 예결위 회의는 일단 진행




여야 원내대표가 약속한 처리기한은 불과 4일 남았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안은 여전히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같은 당내에서조차 여론 부담을 의식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야당, 협상 돌파구조차 찾지 못하고 야당 탓만 하는 여당의 무기력한 정치력이 추경(追更)을 정치권의 ‘추한 다툼(醜競)’으로 퇴색시키는 모습이다.

2일 민주당 예산결산특위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여당이 재정건전성 방안을 내놔야 한다”며 “(없다면) 끝까지 반대해야 한다”고 추경안의 4월 임시국회 내 처리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번 추경이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잘못된 경제성장 예측 그리고 뻥튀기 세입 산출에 기인한 것인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야권이 주장해온 소득세 증세 및 비과세 감면 축소를 받아들이라는 의미다. 증세를 두고 ‘배수진’을 친 셈이다.

그간 ‘4월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꼭 처리하겠다’던 박기춘 원내대표도 “이번 추경은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빚더미 추경”이라면서 “재정건전성 대책이 야당 요구대로 제출되지 않는 한 추경은 간단히 처리되기 어렵다”며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당 요구가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내 조세개혁특위를 구성해 별도로 논의하고 있는데다, 추경의 이번 회기 내 처리는 여야 원내대표단의 약속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야당의 증세 주장은 올해가 아닌 내년 이야기”라며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이미 특위도 구성해 논의 중이고, 며칠 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안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신 새누리당은 여론을 통한 민주당 압박 카드를 강화하고 있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몇 차례나 5월 초 처리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한 추경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명백히 국민을 기만하고 위협하는 행위”라고 따졌다.

여야가 이처럼 맞서고 있지만 각 당 내부에서는 추경의 시급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가뜩이나 정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데, 회기 내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추경을 발목잡기한다는 비판을 받을까 부담이다. 예결위 간사로 추경 배수진의 선봉에 선 최재성 의원조차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내놓은 점은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최 의원은 2일 “시차를 두고라도 대책이 나와야 하지만 정부가 노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추경안 심사와 증세 카드를 분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에서도 “현 상황에서 야당과 딱히 주고받을 카드는 없다”면서도 연일 조세개혁특위를 강조하며, 일단 추경이 통과되면 기존 여야 합의대로 특위 차원에서 야당 측의 증세 요구를 진지하게 논의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 같은 팽팽한 추경 기싸움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된 예결위 회의는 일단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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