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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서 기술·노하우까지…후배 키우는 착한 벤처
버티컬 앱 ‘우아한 형제들’
신규업체 투자로 제3의 창업
벤처 생태계 체질강화 큰 몫



모바일 분야에서 성과를 낸 열 살 미만의 벤처들이 ‘후배 양성’에 발벗고 나섰다. 실리콘밸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벤처에 투자하는 벤처’가 국내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기술까지도 예비 창업인에게 전수하며 국내 벤처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

대표적 기업은 최근 버티컬 앱 분야를 선도하는 ‘우아한형제들’. 배달정보 앱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6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도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창립해 이제 막 3년차에 접어든 이 기업은 최근 생활편의 도움서비스업체인 ‘띵동’과 ‘먹고싶어요’에 각각 3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금전적 투자뿐 아니라 전단지, 맵핑, 회사 브랜드 등 기술적인 부분도 지원한다”며 “창업 후 3년 동안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겪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신규 벤처의 성장을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1990년대 벤처 붐의 주역이었던 이들도 벤처캐피털을 세우며 벤처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NHN 공동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해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해 1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네오위즈의 공동창업자인 장병규 블루홀 의장 역시 벤처캐피털 본엔젤스를 설립해 최근 SNS 여행사 ‘마이리얼트립’에 4억원을 투자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

성공한 모바일 벤처들이 이처럼 제3의 창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건강한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사실 국내 IT업계는 신규 창업자가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소프트웨어는 네이버, 다음, 한컴 등 1세대 벤처기업이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이들에 선점되면서 신규 벤처가 들어설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국내 벤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M&A가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성공한 IT 대기업이 투자로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보다는,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해 자사의 몸집을 불리는 경우가 많아 벤처가 자생하기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최근 3~4년간 스마트폰 덕분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아이디어로 성공하는 신규 벤처가 속속 등장했고, 국내시장의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벤처 창업가들이 스스로 투자에 나서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김봉진 대표는 “창업을 잘할 수 있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라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이런 투자를 지속해 다른 벤처인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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