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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백신 안철수, 정치권 힘겨운 적응기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백신이 나타나자 바이러스들이 사라졌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사진 한 장에 이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사진에는 지난 30일 안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홀로 앉아 책상에 놓인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을 접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백신 전문가인 안 의원을 ‘인간 백신’에, 기존 국회의원들을 ‘바이러스’에 비유했다. 줄곧 ‘새 정치’를 주장하던 안 의원에 대한 국민의 기대,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의 깊이가 짐작되는 대목이다.

4ㆍ24 서울 노원병 재보선을 통해 국회 입성한 안 의원은 요즘 그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거리다. 정치권 밖에서 독야청청 정치개혁을 요구해 온 그의 생경한 여의도 적응기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자신이 줄곧 비판해 온 기성정치에 녹아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본회의 시작 5분 전에 회의장에 도착해서 여야 의원들에게 악수를 건네기도 하고, 국회의장과 양당 지도부를 찾아 인사를 하기도 했다. 안 의원이 두 손과 다리를 공손히 모으고 ‘정치 선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도 정치권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백신’의 적응기가 좀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안 의원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본회의에서 법을 통과시키는데 숙려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 본회의장에 앉은 국회의원들이 수십개의 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는 모습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 의원은 “법 하나에 300쪽 분량인 것도 많은데, 이걸 처음 접하는 의원들도 다 읽고 투표하는지 궁금하다. 어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게 바로 넘어와 상정되고 했는데, 그 법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표결처리하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 개정안 등 2개 법안에 대해 ‘숙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권표를 던졌다.

안 의원의 말대로 정치란 결코 혼자서 할 수는 없다. 법안 하나를 발의하기 위해서도 10여명의 동료의원 서명을 받아야 한다. 그 법안이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하기 위해서 기성정치와의 조율과 화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화합과 동조는 다르다. 동조는 하되, 화합하지 못하는(동이불화ㆍ同而不和) 기성정치의 오류가 그대로 답습되어선 안된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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