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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2위는 소용없다…100점 감독 전진”
돌아온 슛도사…이충희 동부 신임감독
5년만에 농구코트 사령탑 복귀
경험 살려 챔프전 우승 야망



“그땐 50점 감독이었죠. 이번엔 100점 감독이 되겠습니다.”

‘슛도사’ 이충희(54)가 돌아왔다. 이충희 KBS 해설위원이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새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프로농구 감독으로 코트에 복귀하는 건 지난 2007년 12월 오리온스 지휘봉을 놓은 지 5년4개월 만이다. 계약 조건은 3년간 연봉 3억원.

이충희 감독은 “2년 정도만 놀고 돌아올 줄 알았는데 5년 넘게 걸렸다”며 웃었다. 오래 걸린 이유를 생각해 봤느냐 묻자 “최근 감독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져서 그런 것 아닐까. NBA에는 연륜과 경험 많은 감독들이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데…. 내가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충희 감독은 한국 남자농구의 최고 스타플레이어였다. 1981년 현대 농구단에 입단해 6년 연속 득점왕, 농구대잔치 첫 4000점 돌파, MVP 3회 선정 등 늘 정상의 위치에 있었다. 1997-1998 시즌 프로농구 창원 LG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수비농구’로 팀을 그해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 하지만 계약만료 시즌이었던 1999-2000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물러났다. 2007년 오리온스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성적부진으로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선수로서 100점 인생을 살았지만, 감독으로선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충희 감독은 “젊었을 땐 나만의 색깔을 고집했다. 옆도 안 보고 앞만 보고 달려갔다. 하지만 혈기만으로는 되지 않더라. 그땐 감독으로서 50점밖에 안 됐지만 앞으로는 100점 감독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충희 감독은 승부조작 혐의로 물러난 강동희(47) 전 감독의 바통을 잇는다. 공교롭게도 둘은 인천 송도고 선후배 사이다. 이충희 감독은 통상 새 팀에 부임하면 ‘코드가 맞는’ 코치들을 데려가는 관례를 깨고 기존의 김영만, 이세범 코치와 함께 가기로 했다.

이 감독은 “팀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코치들과 소통하며 팀을 이끌겠다. 장신의 김주성ㆍ이승준에 외국인 선수 두 명이 합류하면 높이가 월등해진다. 동부의 색깔인 수비농구는 그대로 가져가되 리바운드 장악력을 이용한 빠른 속공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아내인 탤런트 최란의 반응도 궁금했다. 이 감독은 구단 발표 전날까지 가족들에게 일절 귀띔하지 않았다. 아내가 “감독 후보 얘기가 있던데…”라고 하자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딱 잡아뗐다.

“만약 얘기했다가 안 되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감독 확정 소식을 듣고 집사람이 나보다 더 기뻐하더라고요. 정말 제대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충희 감독의 다음 시즌 목표는 확고하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동부가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2007-2008 시즌이 마지막이다. 이충희 감독은 “스포츠에서 2위는 소용없다. 우승한 자만이 웃을 수 있다”며 우승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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