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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에서 ‘금’ 뽑아내는 마술사…LS니꼬동제련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대개 ‘금을 캔다’고 하면 인적이 드문 황량한 광산과 곡괭이를 들고 있는 광부를 떠올린다. 물론 세상 어딘가에는 아직도 금을 캐는 광부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금은 예외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금괴의 대부분은 동광석에서 추출된 금으로 만들어진다. 이뿐만 아니다. 버려진 폐가전제품이나 산업폐기물에서도 금을 추출한다.

울산 온산산업단지에는 국가대표급 ‘금 장인’이 모여있다. 국내 최대 금괴 생산 업체인 LS니꼬동제련 온산제련소 직원들이다. LS니꼬동제련이 연간 제작하는 금괴는 약 60톤이다. 압도적인 국내 1위 업체다. 지난 해 매출액은 3조4000억원, 올 해 1분기 매출액은 6200억원에 달한다.

금 추출 과정은 이렇다.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에서 동정광을 수입한다. 동정광은 정제된 동광석으로 순도가 30% 수준이다. 1250도에 달하는 용광로에 동정광을 넣고 일단 동을 추출한다. 순도 99.5%의 정제조동이 생산된다. 황산용액에 정제조동을 넣고 낮은 전류를 흘리면 순도 99.99%의 전기동이 생산된다.

동을 뽑아내면 끈끈한 점액질 형태의 슬라임(slime)이 남는다. 슬라임에는 금,은, 백금, 팔라튬 등 귀금속이 붙어있다. 가열 및 전련(電鍊) 과정을 통해 일단 은을 추출하고 여기서 걸러진 슬라임에 같은 공정을 거쳐 금을 추출한다.

추출된 금은 금괴로 제작된다. LS니꼬동제련이 생산하는 금괴는 10g, 100g, 1㎏, 12.5㎏ 등 총 4가지 규격이 있다. 금괴는 대부분 수출된다. LS니꼬동제련은 런던귀금속거래소(LBMA)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 업체로 품질 경쟁력면에서 국내엔 경쟁자가 없다. 세계 시장에서도 제품의 순도 및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주요 경쟁사는 유럽의 원자재기술전문업체 유미코아(Umicore)다.

LS니꼬동제련의 제품 경쟁력은 신속한 생산, 높은 귀금속 회수율 등 우수한 기술에 기반한다.

일단 슬라임에서 금을 비롯한 귀금속을 추출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셀레늄은 3일, 은은 8일, 금은 13일이 걸린다. 칠레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구리생산기업인 코델코에 귀금속 공정 기술을 수출도 한다. 올 해 칠레에 공장도 지어질 예정이다.

귀금속 회수율도 높다. 동정광 공정 과정에서 99% 이상 금, 은이 채취된다. 동정광에는 금을 비롯한 귀금속과 희소금속 등 다양한 유가금속이 함유돼 동 제련에서 귀금속 회수 공정은 필수적이다. LS니꼬동제련 온산제련소는 운영 초기부터 귀금속 공장을 세우고 귀금속 회수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처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금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노고도 만만치 않다. 일단 제품의 무게를 정확히 맞춰야 하다보니 금 제품을 평량(용지를 1제곱미터 크기로 환산했을 때 무게)할 때에는 저울의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 한 여름일 때는 평량 작업 시 에어컨도 켜지 않는다.

근무 시간 동안 시시각각 이뤄지는 보안 검색도 직원들에겐 일상이다. 금괴 한 개(1㎏ 기준)의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다보니 보안은 필수다. “개인의 업무 능력 만큼이나 도덕성도 중요하다”는 게 직원들의 이야기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현재 생산 중인 LS골드바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동시에 제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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