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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빵집? 결별 후 더 잘나가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2년 전 재벌 2, 3세가 기존 사업망을 활용해 손쉬운 돈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던 이른바 ‘재벌 빵집’들이 재벌과 결별 후 더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호텔신라의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했던 베이커리카페 ‘아티제’는 지난해 4월 대한제분에 매각된 이후 매장을 더욱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2005년부터 대한제분 인수 전까지 25개였던 매장이 인수 지난해부터 1년여 사이에 7개나 늘어났다.

‘아티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를 지향하고 있어, 공격적인 출점이 목표는 아니다. 가맹점을 내지 않고 직영으로만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식자재의 품질도 엄격히 관리하기 때문에 물류 등의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대규모 출점은 어렵다. 현재도 분당에 2개의 매장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점포가 모두 서울에만 몰려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티제’의 성장세는 기존에 6년여 동안 25개의 매장을 유지해왔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운영했던 ‘포숑’은 지난해 영유통과 매일유업에 매각됐다. 이후 ‘포숑’은 롯데백화점 내 점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매일유업의 커피전문점 ‘폴바셋’에도 베이커리 메뉴를 제공하며 판로를 다각화 하고 있다.


‘폴바셋’은 매일유업이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자인 폴 바셋과 협업해 만든 커피전문점이다. 2009년 신세계 강남점에 첫 매장을 낸 이후 현재까지 1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 부문에서는 폴 바셋의 노하우를 활용해 고품질의 메뉴를 선보여왔으나 베이커리 메뉴 등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를 ‘포숑’의 베이커리 메뉴가 보충해주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SVN은 지난해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지분을 매각한 후 브랜드를 다양하게 가져가며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다소 오래된 이미지의 ‘데이앤데이’ 대신 ‘밀크앤허니’를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볼 수 있었던 ‘달로와요’도 최근에는 ‘더메나쥬리’로 옷을 바꿔입고 있다.

‘밀크앤허니’는 ‘데이앤데이’의 업그레이드 판이라 볼 수 있다. 2011년 이마트 역삼점, 가든파이브점 등에 들어서기 시작해 벌써 30여개로 매장이 늘었다. ‘더메나쥬리’는 신세계 강남점, SSG 푸드마켓 청담점 등 기존 신세계의 유통망에 기반한 곳을 중심으로 매장을 냈고, 최근에는 디큐브시티 백화점 지하에도 입점했다.

이 업체들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과거 ‘재벌 빵집’에 쏟아졌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재벌가 2, 3세가 운영했던 이 업체들은 2년 전 경제민주화 바람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재벌가 자제들이 도전과 혁신이란 기업가 정신을 택하지 않고, 기존에 쌓아올린 사업기반을 활용해 손쉬운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과업이 소상공인들이 많이 택하는 업종이라는 인식이 ‘재벌 빵집’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초기 오너들과 결별한 이들은 현재 새 주인의 의욕에 힘입어 외형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부정적인 사회의 인식을 털어버리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아티제’는 베이커리 카페라는 본연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커피전문점과 제휴해 이들의 커피를 ‘아티제’ 매장에서 판매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소규모 커피전문점의 커피를 널리 알리고, 이들 원두의 판로를 열어준다는 차원에서다.

‘아티제’는 저소득층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자선모금 캠페인 등도 진행하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모색하고 있다.

‘아티제’ 운영사인 보나비의 서진곤 마케팅팀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객 소통은 물론 소상공인들과의 다양한 상생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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