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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 기재부 ‘경기논쟁’ 3R…이번엔 기재부에 힘 실리나?
광공업 생산, 1년來 최대폭 감소
3월 주요 경기지표 부진
1분기 GDP 잠정치 하락할수도



우리나라 경제를 두고 며칠 새 엇갈린 지표가 나왔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생산활동 동향’에서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전체로 봐도 전기 대비 0.9% 줄어, 2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불과 닷새 전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분기보다 0.9% 성장해 기대치를 넘어섰다.

당시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연 3.0%에서 연 2.3%로 대폭 조정한 정부의 경기 인식이 너무 비관적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날 성적표를 보면 한은의 경제 인식이 현실보다 낙관적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추후 공표될 GDP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에 비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3월 주요 경기지표는 제조ㆍ투자 등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광공업이 전월보다 2.6% 감소하며 지난 3월 이후 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인 것을 비롯해 서비스업이 1.0% 줄었다. 설비 투자도 지난 2월보다 6.6% 급감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3월 들어 대부분 주요 지표가 전월에 비해 감소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 경기지표가 더 나빠 보인다. 산업활동 동향은 주로 수량을 기준으로 하며 GDP는 부가가치를 측정하는 등 지표 산정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큰 틀에서는 연관성을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계청은 직접 나가서 조사한 결과를 통계화하고, 한은은 부가가치 등 일부 추계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같은 방향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재부도 “1분기만 흐름이 좀 다르게 나타났다”며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1분기 GDP 속보치가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3월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1분기 성장률에 비하면 3월 산업생산활동 동향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며 “지난해 4분기가 워낙 안 좋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은의 엇갈린 경기 전망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이번 경기지표는 ‘하반기 경기를 안심할 수 없다’는 정부의 인식에 좀 더 부합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한은이 GDP를 발표한 이후에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경기가 갈수록 더 나빠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상저하고(上低下高)’ 인식을 고수하고 있는 한은과 여전히 괴리를 보이고 있다.

3월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발표될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간 연구원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 때 GDP 속보치와 잠정치의 차이가 커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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