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아르바이트를 구하는 50대 이상 장년층이 5년 새 7.6배 증가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회사를 떠난 장년층들이 다른 직장을 찾지 못한채 아르바이트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50대 이상 개인회원 신규 가입자가 2007년 2730명에서 2013년 2만 831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동안 알바 천국의 신규회원은 연령에 관계 없이 꾸준히 늘어났지만, 연령대가 높을 수록 회원 증가 폭이 큰 것으로 조사사됐다. 20대 신규가입자는 2007년에 비해 2.5배 증가했으며, 30대는 3.8배, 40대는 5.6배, 50대는 7.5배, 60대 이상은 7.9배 많아졌다. 소위 10대와 20대의 영역이었던 ‘알바 시장’에서 오히려 장년층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 진 것이다.

다른 아르바이트 전문포털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알바몬 회원이 등록한 신규이력서는 2009년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50세 이상 구직자 비중은 꾸준히 상승했다. 2007년에 등록된 신규 이력서 중 50대 이상 구직자의 비율은 0.4%(1443개)였으나 2012년에는 1.3%(5558개)로 비중이 약 3배 가량 높아졌다.

이에 대해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난 50세 이상 장년층이 다른 정규직으로 수평이동하는 게 불가능하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경영합리화 전략과 정부의 고용시장 유연화 정책 등으로 이제는 장년층도 아르바이트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도록 노동시장 구조가 바뀌었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아르바이트 시간당 최저임금은 4천850원으로 호주(1만8천원), 프랑스(1만 3600원), 뉴질랜드(1만 2900원), 영국(1만600원) 등 해외 선진국 최저임금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장년층의 재취업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 실장은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50세 이상 장년층이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의 장년층 고용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