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눈부신 호투를 하고도 시즌 3승을 챙기지 못했다. 이번에도 타선의 침묵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13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안타 볼넷 3개를 내주며 1실점 했다. 삼진은 8개를 빼앗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 가장 많은 공(109개)을 던지면서 4번째 퀄리트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했다. MLB 공식홈페이지는 “류현진이 빼어난 투구를 했다”고 높이 평가했고, 스포츠채널 ESPN은 이날 메이저리그 전 경기 중 최고 선수를 선정하는 ‘톱 퍼포머스’에 개비 산체스(피츠버그) 알렉스 고든(캔자스시티)과 함께 류현진을 뽑았다.

하지만 이날도 타선이 아쉬웠다. 1회 맷 켐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다저스는 이후 어이없는 주루사와 세 차례 병살타 등으로 답답한 공격을 펼쳤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그대로 2승1패(5경기)를 유지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01에서 3.41로 떨어졌다. 타석에선 두 번 모두 삼진을 당했다. 시즌 타율은 0.333(9타수 3안타).

류현진은 초반부터 완벽한 제구를 뽐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의 묵직한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로 1,2회 여섯 타자를 깔끔하게 돌려세웠다. 하지만 3회 1사에서 콜린 카우길의 내야 땅볼을 유격수 저스틴 셀러스가 잡다 놓치는 바람에 처음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메츠 선발투수 제러미 헤프너를 삼진, 루벤 테하다를 뜬공으로 잡아 무사히 이닝을 마쳤다. 4회에도 데이비드 라이트에게 볼넷, 루카스 두다에 첫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말론 버드를 내야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했다.

타선의 지독한 침묵 속에서도 꿋꿋하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그러나 6회 동점을 허용했다. 테하다에게 스트라이크 두 개를 먼저 잡아놓고 볼 네 개를 연속해서 던져 이날 처음 선두타자를 살려준 류현진은 대니얼 머피에게 우중간 안타를 얻어맞은 뒤 라이트 타석 때 폭투로 무사 1,3루 상황에 처했다. 결국 후속 타자 라이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8회초 1사 후 타석에서 제리 헤어스턴과 교체됐다. 다저스는 9회 앤드리 이시어의 중전 적시타, 후안 유리베의 내야안타로 뒤늦게 추가점을 뽑아 3-2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초구부터 집중하다 보니 잘 풀린 것 같다. 팀이 이겨 너무 기분좋다”며 팀 승리와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표했다. 류현진은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37)와 호흡 문제가 불거지자 “전혀 문제가 없다. 사인이 안맞았다면 1회부터 흔들렸어야 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준 게 화근”이라고 했다. 베테랑 포수로 알려진 에르난데스는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무리한 유인구를 요구해 결국 류현진이 흔들리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샀다.

한편 지금의 선발 로테이션이 지켜진다면 류현진은 오는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서 다시한번 3승에 도전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