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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불임정당’ 민주당, 앞으로 어찌 할 건가
4ㆍ24 재보궐선거가 예상대로 이변 없이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선거 결과 서울 노원병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 부산 영도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 충남 부여ㆍ청양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후보가 각각 금배지를 새로 달게 됐다. 대세가 대세로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의 존재감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기초단체장과 광역ㆍ기초의원 등 9곳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결국 12곳 중 6곳에 후보를 내고도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야당 역사상 보기 드문 정치적 참사다. 이날 투표 마감 후 이미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브리핑 룸은 인기척은커녕 불마저 꺼진 모습이어서 이를 보는 눈을 의심케 했다고 한다. 거대야당 스스로 초라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춰낸 꼴이다. 이는 국민, 특히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민주당은 더구나 이번에 안철수 후보 출마지역에는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불임 정당’ 꼬리표를 더 키우고 말았다. ‘맏형’으로서 차후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치적 배려 차원이라고 하나 정작 안 당선자의 행보로 볼 때 민주당의 뜻대로 일이 풀릴지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후보를 내지 않은 게 아니라 질 것이 뻔해 못 냈다는 자조가 들리는 이유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의원 127명, 광역단체장 8명을 보유하고 있어 누가 뭐래도 제1 야당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외형상의 문제다. 민주당이 오늘의 참담함에 이르게 된 것은 후보단일화에 멍들고 파벌정치로 함몰돼 있다는 안팎의 지적에 눈과 귀를 닫은 결과라는 게 거의 일치된 견해다. 민주당은 2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외부인인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이후 총선 대선에서 거푸 후보연대에 목을 매다 판판이 지고도 이번에 또 그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 지금도 오로지 당권을 놓고 계파 싸움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이 후보단일화와 계파 우월주의라는 미몽(迷夢)에서 벗어날 때까지 기다려 줄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안철수 식 ‘새 정치’가 국회라는 현실정치에서도 여전히 먹혀들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정치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자칫 불감당의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 더 분명한 것은 국민들은 견실한 야당을 바란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은 늦었지만 과감한 쇄신과 함께 국가적 엄중한 도전과 과제 앞에 초당적으로 나섬으로써 자기 헌신을 통한 회생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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