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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자밖 생각’이 창조경제 동력…한국형 DNA 키워라”
이스라엘에서 본 부러운 창업환경
토론식 교육 자유로운 사고 자극
실패 두려워 않는 도전정신 귀감
배경 달라 무조건 추종은 금물
옥석 가린 한국형 창조경제 창출을



[텔아비브(이스라엘)=김영상 기자] “창업(Start-Up)국가 이스라엘 힘은 ‘상자 밖 생각’에서 나온다. 틀 안이 아닌 틀 밖에서 자유롭게 사고하고 무섭게 토론하고 글로벌 시각을 발휘함으로써 창조적 아이디어를 거리낌없이 무한 발산하는 토양이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김일수 주이스라엘 대사)

“기술개발과 그것을 사고 파는 시장의 활성화, 실패를 두려워 않는 도발적인 후츠파(Chutzpah)정신이 모여 창업의 모델국가가 된 것 같다.”(신우용 코트라텔아비브무역관 센터장)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창조경제 현장 발굴’ 동행 취재차 찾은 이스라엘에서 만난 이들의 목소리엔 이같은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동력’이 공통적으로 거론된다. 토론의 교육 문화,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을 추구하는 과감함과 혁신성, 글로벌시장에 대한 도전정신 등이 뭉쳐 창업국가를 만들었고, 이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창업국가 모멘텀과 그 방향을 우리가 그대로 흡수하려는 것은 금물이라는 시각도 내놓는다. 2000년간 뿔뿔이 흩어졌다 1948년 만들어진 나라 이스라엘의 급속성장의 배경과 경제구조는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이스라엘 창조DNA를 배우기는 하되, 우리식으로 걸러서 ‘한국형 창조경제’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다르다. 민족성도, 경제규모도, 처한 환경도 너무 다르다. 수 천년간의 종교분쟁을 통해 핍박을 받아온 만큼 사람들의 내적 DNA에는 특유의 반발력도 흐른다.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원동력이 된 이같은 요소들은 어떨땐 우리에겐 이질적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창조경제에서 팁을 얻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적인 추종은 경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사진은 이스라엘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단추인 종교의 성지 예루살렘 내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고 있는 랍비들의 모습.

이들이 이같이 말하는 이유는 이스라엘 창조경제에 대한 몇가지 오해가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단 기업의 성공기준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하는 박대진 코이스라 대표는 “우리는 기업을 성장시켜 대기업을 만들려고 하는 구조인데, 이스라엘은 창업을 통해 성장시켜 인수합병(80%)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이스라엘이나 나스닥에 상장(20%)시키는 데 목표점을 두는 게 차이점”이라고 했다. 우리의 대기업 중심과 이스라엘의 창업 중심의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새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정부의 창업지원에 대한 스토리도 과장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에선 이스라엘 정부가 전적으로 나서 창업국가 근간을 만들었다는 식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신우용 코트라 텔아비브무역관 센터장은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 제도가 잘돼서 창업국가가 됐다고 하는 말은 약간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정부 주도의 창업지원금은 1년에 400만~500만달러에 불과하며 이에 비해 민간 주도의 요즈마펀드는 10년간 40억~5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했다. 정부가 초기 창업시장의 기술자금 지원, M&A활성화 지원, 세제혜택 지원 등을 해준 것은 맞지만 이후엔 철저하게 민간 자율로 창업국가를 일궈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시각을 갖고는 있지만 2000년간의 설움이 투영된 강력한 공동체의식과 이에 따른 외부인을 경계하는 시선과 이스라엘과 긴장관계에 있는 중동국가들의 함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영태 이스라엘 대사관 산업관은 “이스라엘 청년들은 실패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더욱 놀라운 것은 글로벌 이슈와 글로벌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다만 전체적인 산업계와 관련해서는 이스라엘인 연대감이 너무 강해 우리 기업이 진출하려면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이스라엘의 종교, 역사적 배경, 주변국과의 환경 고려 등 현지 특성을 잘 파악한 후 접근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신 센터장은 “이스라엘은 감탄할 정도의 반짝이는 기술을 쏟아내는 능력이 있고, 우리에겐 내로라하는 글로벌 마케팅과 글로벌 판매 능력이 있는데 이를 결합하면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데 창조경제가 됐든, 시너지 극대화가 됐든 우리의 갈 방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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