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사회통합센터 ‘바른 용어를 통한 사회통합의 모색’ 토론회

시장경제 용어에 덧씌워진 부정적 낙인 벗겨낼 새로운 용어 제안

“‘재벌→대기업집단’ ‘약육강식 자본주의→조화 자본주의’ 등으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자본주의→시장경제’ ‘약육강식 자본주의→조화 자본주의’ ‘정글 자본주의→상생경제’ ‘과당경쟁→시장경쟁’ ‘재벌→대기업집단’.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가 제안한 새로운 경제용어들이다. 시장경제 용어에 드리워진 낙인을 벗겨,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벗기기 위한 목적이다.

사회통합센터는 25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바른 용어(正名)을 통한 사회통합의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설명하는 용어에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새로운 용어 사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사상적 측면’ 발제를 맡은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사전 배포 자료에서 “사상과 이념에 관련된 언어가 부정확하고 부적절하게 사용되면 사람들의 사회인식에 혼란이 일어나고 사회혼란으로 이어진다”며 “인간의 본질은 언어에 있고, 사람들은 언어를 사용해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키므로 언어에 올바른 의미를 부여해 사회와 역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경제적 자유주의’ 또는 ‘시장’과 관련된 용어에 부정적인 함축이 많이 내포돼 있다”며 “이를 중립적이거나 친자유주의적으로 새롭게 번역해 본래 의미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지상(至上)이라는 우리말에 부정적 의미가 있다며 ‘자유지상주의’는 ‘자유원칙주의’로 바꾸고, 이데올로기(ideology)는 주관적인 것이 존재하므로, 보편타당적인 ‘이념’이 아닌 ‘사상’으로 번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적 측면’ 발제를 맡은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장은 “용어의 혼란은 의사소통 자체를 막고 잘못된 이론과 개념의 확산을 가져와 올바른 정책이 채택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시장경제 관련 용어 중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다면 새로운 이름을 붙여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과당경쟁’ ‘목따기 경쟁’ 같은 용어가 단기적 뜻이 있어 시장경제의 속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유경쟁(free competition)’으로 바꿔 불러야 하고,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의 경우 ‘성장 없는 고용’으로 묘사해 부정적 효과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은 “안정이 곧 성장”이라는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 말처럼 이론적 근거가 취약하므로 대조하는 의미로 써서는 안 된다고 제시했다.

앞서 현진권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복잡한 갈등의 밑바탕에는 바른 용어를 쓰지 않는데서 오는 혼란이 자리해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설명하는 용어 중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부정적 의미로 전파되는 것이 많아 이를 바로잡을 필요성을 느꼈다”고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ken@heraldcorp.com



<표>바른 용어 사용을 위한 제안

종전 명칭 변경 제안

자본주의 시장경제

약육강식 자본주의 조화 자본주의

정글 자본주의 상생 경제

과당경쟁 시장경쟁

승자독식 자본주의 소비자선택 자본주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사회공헌

보호무역주의 무역규제주의

낙수효과 소득창출효과

재벌 대기업집단

시장점유율 소비자선택율

시장지배적 사업자 소비자선택 사업자

시장지배자 소비자선택자

급진적 자유주의 순수자유주의



(libertarianism)

자유방임주의 불간섭주의



(laissez faire)

사적 소유 개인적 소유

사적 이익 개인적 이익

사기업 민간기업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