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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위 다투던’ 현대ㆍ기아, 르노-닛산의 ‘정반대 전략’....누가 웃을까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현대ㆍ기아차와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년째 펼쳐 왔던 자동차 판매 대결이 결국 양적성장 전략을 지속키로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쪽으로 기울고 있다.

양사는 그동안 900만대를 일제히 돌파하며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도요타, 폴크스바겐, GM 등 3강(强)에 이어 중위권 그룹을 형성,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여왔다. 각사가 공시한 내용을 봐도 지난해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713만대(아브토바즈 제외)로 4위, 현대ㆍ기아차 712만대로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르노-닛산얼라이언스는 러시아의 1위 자동차 업체 아브토바즈 인수를 마무리하며 판매량이 800만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르노그룹의 판매가 주춤하긴 하지만 현대ㆍ기아차가 다시 양적 성장 카드를 빼들지 않는 한 당분간 현재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ㆍ기아차 올해 741만대 판매, “우린 질적성장” = 현대차의 올해 판매목표는 466만대. 이는 전년 대비 5.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3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고, 올해는 지난해 완공한 브라질 공장의 생산이 더 늘어난다. 지난해 85만6000대를 생산한 중국 공장은 40만대 규모의 3공장의 가세로 올해 97만대 생산이 예상된다. 브라질 공장 역시 작년 2만7000대에서 올해는 15만대 생산 체제로 확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맥스크루즈, 아반떼 쿠페 정도를 빼면 딱히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면서도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과 북미지역 판매가 늘고 있고, 유럽도 시장 위축에 비해 올해 판매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기아차의 경우엔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 272만대에서 소폭 늘어난 275만대로 잡았다. 최근 7년만에 출시한 올 뉴 카렌스, 그리고 8월 국내 출시가 예정된 2세대 쏘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판매가 꾸준한 K3와 파생모델인 K3 5도어도 판매량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환율 변동 및 대내외 불안 요인과 최근 북미시장의 대량 리콜 사태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올해 목표가 보수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양사의 올해 741만대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12만대 증산과 중국 옌청 3공장의 생산량 증가분은 내년에 반영된다.

판매가 늘긴 하지만 이 같은 현대ㆍ기아차의 목표는 예전의 가파른 성장과 비교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는 전사적으로 양적 팽창 대신 질적 성장을 택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추구하고 수익성 강화로 중장기 질적 성장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양적 성장 전략 지속=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작년 판매량은 713만대. 2011년 739만대에서 3.52% 감소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 판매가 줄어든 르노 그룹(255만286대)의 부진 탓이 크다. 하지만 아브토바즈의 판매량을 더할 경우에는 지난 2011년(803만대)에 이어 지난해에도 800만대 판매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2016년 1000만대 돌파라는 장기 비전도 제시한 상황이다.

먼저 르노 그룹은 올해 300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이외 지역 매출이 9% 급증하며 유럽지역 매출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 자신감의 바탕이다. 르노 그룹 측은 중국, 북아메리카, 인도, 러시아, 브라질 지역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를 앞둔 캡처, ZOE, 클리오 이스테이트(Clio Estate), 뉴 로간(New Logan) 등의 신차와 작년 말 출시한 클리오 IV와 뉴 산데로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3월 결산 법인인 닛산은 내달 초에 연간 목표량이 나온다. 이미 지난 회계년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는 508만대로 사상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그동안 닛산은 연평균 10만~30만대 가량 판매가 늘었지만, 작년에는 중국 판매 급증으로 이전 회계년도 대비 26%나 성장했다. 자신감이 붙은 닛산은 6주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를 선보여 2016년까지 51개 차종(마이너 체인지 포함)을 출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닛산 관계자는 “쿼시콰이 풀체인지 모델과 미국에서 여름께 나오는 Q50이 신차”라며 “여기에 기존 티다, 뉴 알티마, 티아나 등도 가세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4위 싸움을 벌였던 현대ㆍ기아차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이라는 각각 다른 길을 선택한 상황”이라며 “현대ㆍ기아차는 공급 부족,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품질 관리가 앞으로의 최대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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