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학생 주거 ‘셰어하우스’ 로 푼다
소셜벤처 옥 ‘우주’프로젝트
낡고 비어있는 집 전·월세 임대
개·보수후 저렴한 가격에 재임대
홍대·종로에 곧 4·5호점 개설



‘고생 끝에 낙(樂)’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고단했던 대입 수험생 생활이 끝나면 남은 것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벚꽃이 만개한 캠퍼스 생활을 즐기는 것뿐일 거라 믿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3년, 고되고 힘든 입시가 지난 후 영광의 ‘상경’을 마친 ‘대학 새내기’들은 기대보다 일찍 ‘현실’과 마주한다. 한 학기 300만~4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은 고사하고서라도 당장 살 집을 찾으려니 여간 만만찮다. 1000만원대 목돈에 매달 들어가야 하는 월세만 기본 50만원이 넘는다. 지난해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에 입학한 한 여대생(20)은 “집에 손벌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공부하러 올라왔더니 어느 새 ‘돈 잡아먹는 귀신’이 됐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하소연했다.

소셜벤처 프로젝트 옥(OK)의 김정헌 대표는 “서울 소재 대학을 다니는 지방 학생만 14만명이다. 평균 지출하는 연 주거비만 480여만원에 달한다”며 “생활비의 반을 주거비에 쓰면서도 협소한 공간에 취약한 보안에 노출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소셜벤처 옥(OK)이 올해 초 시작한 소셜하우징 프로젝트 ‘우주’는 오래 된 집이나 비어 있는 집을 저렴한 전세나 월세로 빌려 개·보수 한 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재임대해주는 ‘셰어하우스’ 개념의 프로젝트다.

김 대표를 필두로 ‘주거문제’를 몸소 겪은 젊은이들이 이 같은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프로젝트 옥이 올해 초 시작한 소셜하우징 프로젝트 우주(WOOZOO)가 그 결과물. 프로젝트에 참여한 멤버 모두 현재 대학생이거나 대학생 꼬리표를 갓 뗀 사회 초년생들이다. 김 대표는 “기숙사와 하숙집, 전월세 주택의 문제점 등 세입자가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직접 나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우주는 오래 된 집이나 비어 있는 집을 저렴한 전세나 월세로 빌려 개ㆍ보수 한 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재임대해주는 ‘셰어하우스’ 개념의 프로젝트다. 개인 주거공간은 쾌적하고 깔끔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고, 공동 활용공간은 개인주거자들 간의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능적인 면까지 고려해 설계했다. 현재 셰어하우스 3채가 문을 열었고 현재 홍대와 종로 일대에 4ㆍ5호점의 개설 준비가 한창이다.

이같이 ‘공유’ 개념을 도입해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일본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일본의 지방도시 야마가타에서 대학생들이 비어 있는 여관이나 호텔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 건물 주인들의 허락하에 이를 개조해서 공동 아파트를 만들기 시작한 것.

소셜하우징 우주는 이보다 더 나아가 저렴한 가격에 기능적인 공간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가 지속가능하도록 ‘수익성’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직영점’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모델과 매뉴얼이 구축되면 2015년 50개 소셜 프랜차이즈로 확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현재 목표다.

김 대표는 “현재도 수익이 나고 있는 상황이며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높은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의 취지를 듣고 저렴한 가격에 건물을 임대해주겠다는 건물주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우주’가 만드는 셰어하우스는 서울시 대학가 일대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장 중이다. 한 달에 1채를 개설하는 게 목표. 김 대표는 “올해 서울 시내에 12~13채(의 셰어하우스)를 계획 중이다. 내년에는 30~40채 정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