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돈으로 자리 보전한 팀 쿡?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곳간에서 인심 난다?’

23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애플의 최대 이익은 CEO 팀 쿡의 교체설이 잠잠해졌다는 점이다.

순이익은 10년래 첫 감소하고 감소폭이 무려 18%에 달했는데 되려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5% 이상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실적과 나란히 내놓은 애플의 주주환원프로그램 강화 소식을 듣고 매집에 나섰다. 애플은 보유 현금 규모가 1450억달러(약 162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고 2015년까지 자사주 매입 규모를 당초 100억달러 수준에서 600억달러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 분기 배당을 15% 늘려 보통주 기준으로 주당 2.65달러에서 3.05달러로 확대키로 하는 등 지난해 발표한 450억달러의 주주환원프로그램의 2배가 넘는 총 1000억달러를 2015년까지 되돌려 주겠다고 공언했다.

쿡은 고(故) 스티브 잡스와 분명 다른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잡스의 무배당 원칙을 17년만에 깬 그는 이번 조치로 금고 문을 더욱 활짝 열었다. 현금을 애플의 전략적 합병과 성장을 위해 써야 한다는 원칙의 잡스와 달리 쿡은 투자와 배당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쿡은 “당초 계획보다 2배 넘게 많은 주주환원프로그램을 발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시장은 최근 400달러 붕괴 등 주가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아이폰 판매 감소 및 주가하락이 겹치면서 쿡의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었다.

특히 미국의 거대 헤지펀드인 그린라이트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 회장으로부터 주주들에게 제대로 된 배당을 하지 않는다고 피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던 중에 곳간을 더욱 활짝 열며 숨구멍을 텄다는 분석이다.

교체설까지 나돌던 쿡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인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알파원캐피탈의 댄 닐 매니저는 “쿡은 애플 주가가 300달러 일 때 CEO가 되었고 현재 주가는 취임 당시보다 여전히 높다”며 “70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어리석은 투자자들의 책임”이라고 쿡을 감쌌다. 현지 언론들도 앞다퉈 쿡 교체설은 ‘근거 없는 루머’라고 진화에 나섰다.

ryu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