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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이 벤처 인큐베이터 역할…제대후 60% 첨단분야 근무
창조경제 모범국가 이스라엘을 가다
복무시절 사격·바람관계 연구
풍향·풍력 시스템 개발 대박



[텔아비브(이스라엘)=김영상 기자]사기 짜즈카(Sagie Tsadka) 펜탈럼 테크놀로지 CEO는 9년간 이스라엘의 엘리트부대인 탈피오트(Talpiot)에서 근무했다. 군인시절 스나이퍼(저격수)가 바람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거기서 창업 아이템 및 아이디어를 얻었다. 최근 주력제품이 된 풍향 및 풍력시스템 스파이다(SpiDAR)다. 스파이다는 풍력발전소 터빈 날개의 회전과 바람의 영향을 레이저빔을 통해 분석해주는 기계다. 터빈 날개가 바람과 상관없이 돈다면 막대한 에너지 손실을 볼 수 있고 결국은 무용지물이 된다. 풍력발전소 옆 바람을 체크하는 거대한 철탑은 이제 필요없게 됐다. 스파이다는 미국, 유럽 등지에 수출되며 펜탈럼의 신성장을 이끌고 있다.

텔아비브 외곽, 벤처기업이 주로 입주해 있는 레호봇(Rehovot)에서 만난 사기 짜즈카 CEO는 이렇듯 군대경험이 창업과 성장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군대에서 수행한 많은 프로젝트 속에 훗날 창업 기술의 각종 힌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탈피오트 부대 출신들은 군인때 배운 창조정신과 불굴의 의지로 사회에 나와 많은 기업들을 창업한다”며 “나도 그중 한사람인데, 탈피오트 출신 1000여명 중 50~60%는 하이테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79년 창설된 탈피오트는 매년 30여명의 인재를 뽑아 군대에서 교육을 시키고, 혁신적인 생각을 하도록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준다. 이들의 네트워킹도 막강하다. 500~600명정도는 네트워크에 가입돼 있어 서로 멘토역할과 펀드 협력을 주고 받는다.

사기 짜즈카 펜탈럼 테크놀로지 CEO가 주력제품인 풍향 및 풍력시스템 스파이다(SpiDA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기 짜즈카 CEO는 “군대에서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어쩌면 내가 기업가가 되는 계기가 됐다”며 “다만 아이디어만 갖고는 창업 성공률이 작고,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며 이것도 군대에서 반복 훈련한 것”이라고 했다.

군에서 배운 창의력을 바탕으로 기업을 이끌며, 강력한 네트워크로 사회 리더층을 육성하는 부대도 있다. 정보나 첨단 산업의 창의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EISP 8200부대다. EISP 8200전우회 공동설립자인 인발 아리엘리(37ㆍ여)씨는 이에 대한 힌트를 준다.

그는 “엘리트부대인 8200부대 안에는 창조의 DNA가 흐르고 있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이스라엘 최첨단 산업을 이끈다는 것이다.

8200 전우회는 창업을 하려는 이들을 전적으로 도와주는 비영리단체다. 8200부대 출신이 주로 대상이다. 창업을 돕기 위해 1년에 20개의 벤처를 지원한다. 현재 21개 펀드를 만들어 창업을 지원했고, 규모는 총 1830만달러 정도에 이른다. 전우회는 ‘무에서 유’를 창출하려는 젊은 사업가들에게 영감과 실질적 힘을 보태는 멘토로 운영된다.

5년간 보안분야에서 군인으로 일했다는 인발 아리엘리 씨는 “혁신적 사고를 배운 최정예 부대 출신이라는 자부심, 사회를 이끄는 네트워킹 주역이라는 긍지심, 실패를 두려워 않는 기업가정신의 멘토가 될 수 있다는 당당함은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같은 창조를 배양한 것이 바로 이스라엘 군대”라고 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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