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쉐보레 레이싱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요즘 새벽까지 일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 그래도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직업을 통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모두 성취해낸 자에게만 느낄 수 있는 에너지다. 1993년 불모지 같은 국내 레이싱업계에 도전, 20년간 한국 레이싱업계의 역사를 함께 한 인물이다. 지금은 쉐보레 레이싱팀에 소속, 감독 겸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 감독이 처음 레이싱에 입문한 계기는 주변 선배의 권유 때문. 어린 시절 오토바이와 경운기를 보며 자동차에 관심을 키워, 고등학교를 자동차과로 진학했고, 군 복무 이후 지인과 자동차 정비점을 열었다고. 그는 “당시 차량을 튜닝하는 데 매료됐다. 폭주족까진 아니더라도 굉장히 튀는 차를 몰고 다녔다”고 웃으며 말했다. “길에서 그러지 말고 차라리 모터스포츠라는 게 있으니 한번 도전해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경주용 차를 보자마자 그 매력에 빠져 바로 입문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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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저변이 넓은 분야는 아니지만, 이 감독이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1993년은 국내 모터스포츠의 태동기와 다름없었다. 후원사는 물론, 차량을 준비할 자금마저 부족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모터스포츠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 경기가 없을 때에는 정비를 비롯,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회상했다.
안정적인 후원사는 레이서로서 그가 항상 꿈꾼 소망이었다. 그는 “쉐보레 레이싱팀이 생겼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비싼 장비를 사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기업의 관심과 후원이 절대적이다”고 밝혔다.
쉐보레 레이싱팀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회사 자체 레이싱팀으로 출범했고, 이 감독은 창단 당시 선수로 합류, 2009년부터는 감독까지 겸임하고 있다. 쉐보레 레이싱팀은 국내 레이스 역사 최초로 2011년까지 팀 통산 5연패를 달성했다. 이 감독도 CJ슈퍼레이스 2011년 우승을 통해 개인통산 4연패의 대기록을 달성, 국내 레이스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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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레이싱카를 사용하며 올해엔 크루즈 2.0 디젤 레이싱카로 출전하고 있다. 가수인 김진표 선수도 쉐보레 레이싱팀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이 감독은 “레이싱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판단력”이라며 “천분의 일초까지 따지는 경기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판단이 모든 걸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이들이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협회나 매체 등을 통해 알아보면 생각보다 쉽게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슈퍼레이스를 앞두고 매일 준비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이 감독은 “지난해 안타깝게 종합 우승을 놓쳤는데 올해엔 최선을 다해 다시 우승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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