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춘곤증과 목디스크는 ‘이웃사촌’?
꾸벅꾸벅 졸거나 엎드려 자면
목뼈 역C자로 꺾여 압력 증가
목근육 통증·인대 손상 등 유발

목디스크 뚜렷한 증세없어
목·등에 육중함·두통 등 동반땐
일단 전문의와 상담후 치료받아야




직장인 김모 씨(35)는 최근 팔이나 손가락이 자주 저리고 뒷목과 어깨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꼈다. 피로 때문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목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불편하고 통증도 더욱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X-레이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은 결과, 목디스크였다. 4번과 5번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손상되면서 새어나온 수핵이 신경을 눌러 감각이상과 통증을 일으킨 것이다. 평소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남들보다 건강하다고 자부했던 터라 자신이 목디스크에 걸렸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였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목ㆍ허리디스크 환자 매년 25만여명씩 급증=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이 목디스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배중한 군포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높은 베개를 쓰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하거나, 1시간이 넘는 장거리를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내내 스마트폰으로 웹서핑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 자신도 모르게 목디스크로 발전해 내원한 환자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며 “직장인들의 경우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화면에 잘못된 자세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고 특히, 요즘 청소년이나 젊은 층의 경우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기기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목디스크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등장한 2009년 이후 목디스크 및 허리디스크 환자는 매년 약 25만여명씩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춘곤증으로 졸거나 엎드려 자면 목뼈 역C자로 꺾여 압력 증가해 디스크로 발전=봄철과 함께 찾아오는 춘곤증도 목디스크를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춘곤증으로 꾸벅꾸벅 졸다보면 목이 앞으로 삐져나와 목에 머리 무게 5배 이상의 하중이 가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목뼈와 주변 근육에 영향을 미치게 돼 척추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팔을 베개 삼아 책상에 엎드려 자는 습관도 목이 앞으로 꺾이게 만든다. 목뼈(경추)는 원래 C자 형태인데 앉은 채로 졸거나 팔베개 자세로 엎드려 자면 역C자 형태를 만들어 목에 심한 압력이 가해지고 목근육 통증과 인대 손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중ㆍ고교생의 경우 새학기를 맞은 과도한 학습의욕으로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다가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뭉치는 증상과 허리 통증이 쉽게 나타나게 된다. 이는 앉은 자세일 때 서있거나 누운 자세보다 4배 이상의 압력이 척추에 가해지기 때문이다.

배중한 소장은 “요통을 경험하는 비율이 약 80%라면 경추통(목 통증 및 목디스크) 경험 비율은 약 85%에 달할 정도로 오히려 더 흔하다”며 “경추통은 요통과 다르게 움직이는데 불편함을 느끼거나 누워 있을 필요가 없어 겉으로 덜 드러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추통증은 어깨, 목, 등, 날개뼈, 뒷머리 등에 걸쳐 나타나고 육중함, 두통, 피로감 등이 뒤섞여 있는 탓에 정확한 원인 부위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


▶어깨통증으로 오인하다가 치료 시기 놓쳐, 어깨 결리고 손가락 감각 무뎌지면 디스크 의심해 봐야=경추통은 발병 초기 통증이 경미하더라도 점점 뒷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는 주된 병변 부위인 목에서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어깨가 아프다고 오인해 시간을 지체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따라서 어깨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손이나 팔이 저린 증상이 동반되고,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쥘 때 악력이 약해지거나, 손가락에 부분적인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초기 목디스크는 단순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자세교정, 보조기착용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퇴행성이거나 증세가 심해져 디스크(경추간판) 탈출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 뒤라면 디스크 적출술 혹은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을 받아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위에서 아래로 약간 내려다보듯이, 책상에 장시간 엎드리는 건 금물=목디스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반복되는 잘못된 자세가 목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춘곤증으로 졸릴 때에는 책상에 엎드리지 말고 목부터 허리까지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몸을 기대어 잠자는 게 좋다. 컴퓨터 모니터는 항상 정면에 두고 위에서 아래로 약간 내려다보는 정도로 배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의자에 앉을 때에는 허리를 90도 각도로 세우고 가슴을 펴주도록 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사용량을 줄이되 불가피한 경우에는 목을 숙이지 않는 자세를 유지한다. 가사노동을 할 때에도 장시간 같은 자세로 구부리고 있는 자세는 피하고 1시간에 한 번씩 허리를 펴고 스트레칭을 해주도록 한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