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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세력에 회사 매각 강수 대응 서정진…일부에서는 왜? 의문도
‘엄포 또는 진실?’

서정진(56) 셀트리온 회장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에 지쳐 경영권을 내놓겠다고 밝혀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 이런 내용의 ‘깜짝선언’을 했다.

17일 시장은 ‘진실’ 쪽에 가깝게 반응했다. 전날과 달리 주가는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한 것. 셀트리온 측이 매각을 선언한 이상 더이상 주가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서 회장은 “공매도 세력과 이들이 만들어낸 무수한 루머와 싸우는 게 힘들었다. 지난 2년간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계속돼 연구개발 자금까지 자사주매입 등 주가방어에 투입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하루 전체 거래량의 20%나 되는 공매도가 일어나는데도 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 공매도를 방어할 기관투자자가 많지 않은 코스닥에선 공매도가 금지돼야 한다”며 관계당국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서 회장의 경영권 매각 발표에 대해 시장은 몇가지 의문부호를 던졌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3489억원에 영업이익 1970억원을 냈다. 이익률이 무려 56%다. 올해 매출목표는 510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 늘려 잡았다.

공매도 세력의 지적에도 일리는 있다.

이런 매출이 실제 판매에 의한 게 아니라 해외판매를 담당하는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로 잡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회사의 재고자산은 2981억원이나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338억원에 영업손실 223억원을 기록했다.

또 국내에서 지난해 7월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품목허가를 받은 ‘램시마’(관절염 치료제)가 예상보다 약효가 낮다는 일부의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EU 허가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어쨌든 서 회장은 시점상으로는 이런 결과가 나오기 전 매각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하소연이 사실에서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첫 공매도가 이뤄졌던 2011년 4월 1일 이후 최근까지 432거래일 동안 공매도가 금지된 20일 제외하면 413일 동안 공매도가 이뤄졌다.

심지어 공매도 세력과 전쟁을 선언한 16일에도 총 거래량의 5.3%나 됐다. 공매도는 지금까지의 손실을 메꾸기 위해 램시마에 대한 EU의 품목허가 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 회장의 결심대로라면 허가가 나오는 5, 6월께 셀트리온은 원매자를 찾게 된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유망한 바이오시밀러 회사 를 통째로 다국적 제약사에 넘겨주는 ‘국부유출’의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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