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추구 개인임대사업자 급증
회사원 신영표(35ㆍ가명)씨는 직장 동료들로 부터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는 회사에서 받는 월급 이외에 매월 100만원 가까운 부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신 씨는 지난해 12월 연 3.9% 고정금리 조건으로 1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 강북 인근에 4억8000만원짜리 신축 아파트(전용면적 59㎡)를 매입한 뒤 보증금 5000만원에 매월 150만원을 받기로 하고 월세를 놨다.
대출금(1억8000만원) 이자가 월 59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신씨는 2억5000만원을 투자해 매달 91만원의 고정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신씨는 “예금 금리가 떨어져 은행에 3억원 맡겨도 세후 이자수익이 6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월세를 놓을 경우 수익이 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대출금리가 낮고 5년 거치에 원리금 분할상환이라 부담도 적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신씨처럼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한 뒤 월세를 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금금리가 2%대로 떨어지고 대출금리 4%대가 무너진 반면, 월세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아 부동산 임대사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현재 서울의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전월세전환율은 6.9∼7%로, 대출금리나 예금금리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대출부 월세사업자’는 입주가 갓 시작된 서울일대 신축 대단지에서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의 A단지는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이우 월세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현재 이 단지의 월세 물량은 전세의 1.8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월세를 놓는 집주인 중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고 한도인 60%까지 대출받아 월세를 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입주 2~3년된 아파트 단지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매매시세가 3억∼4억원 수준인 서울 강북 일대 아파트 단지에선 월세 가구가 많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올해로 입주 3년차 브랜드 단지가 자리한 은평구 응암동의 B공인 관계자는 “인근단지 월세물량이 최근들어 크게 늘었다”며 “(자산가뿐 아니라) 대출 1억5000만∼2억5000만원 정도는 감당되는 중산층도 ‘은행 융자를 끼고 월세를 놓을 수 있냐’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이와 함께 4.1 대책에서도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가 언급되는 등 주택임대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기업형 주택임대관리업체들도 관련상품 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주택임대관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내 도시형생활주택을 상대로 한 임대관리상품 출시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