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애플, 삼성과 ‘고운정’ 마저 다 털어내나
아이폰 차기제품 AP칩 대만서 제작說
스마트폰·태블릿 두뇌역할 핵심칩
2014년부터 TSMC 제품 장착 전망

애플은 ‘가장좋은 칩 제조사’ 잃고
삼성은 ‘최대 고객’ 떨어져나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완전 결별이 가시화되고 있다. ‘세기의 소송전’ 와중에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유지되던 반도체 분야의 관계가 애플의 차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부터는 완전히 끊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시넷(CNET), 엔가젯, IGN 등 해외 주요 IT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차기 제품군에 사용될 AP와 관련된 모든 제작 과정에서 삼성과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애플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A6, A6X 칩에 이어 차기 제품에 들어갈 A7 칩의 제작에서 삼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대만의 TSMC와 손을 잡았다”면서 “TSMC가 협력사들로부터 이를 위한 새로운 제조 장비를 이미 발주했다”고 썼다. A7 칩은 오는 2014년부터 출시돼 제품에 장착될 전망이다. 다만 기존 제품들에 들어갈 A6 칩들은 계속 삼성이 공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그간은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AP 칩은 삼성이 공급해왔다. 애플이 칩을 디자인하면 삼성이 이를 제조하는 형태구조였다. 하지만 단순한 위탁 제조가 아닌 많은 기술력을 요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다른 업체 대신 삼성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세기의 소송전으로 양사가 공방을 벌이던 와중에도 애플이 삼성이 제조한 칩을 장착한 ‘아이폰5’를 내놓는, ‘기묘한’ 상황이 이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었다. 지난달 일부 매체에 의해 애플이 새 칩의 디자인 단계부터 TSMC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다른 매체는 삼성이 애플을 누를 수 있었던 이유로 “양사 간 AP 칩 파트너십 속에서 삼성이 스마트기기에 대한 막대한 노하우를 얻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양사의 파트너십 관계가 끊어질 경우, 양쪽 모두 부담을 안게 된다. 애플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칩을 만드는, 검증된 제조 파트너를 잃게 된다. 제품의 기본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큰 시장 하나를 잃게 된다. 그간에는 스마트폰 빅 2인 ‘갤럭시’와 ‘아이폰’에 모두 칩을 공급하면서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부문 세계 시장의 73.7%를 점유해왔지만 애플이 떨어져 나갈 경우 점유율과 매출, 이익 등의 감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애플을 대신할 새 고객 찾기가 힘들다는 점도 고민이다. 우선은 시장이 양강 체제였던 탓에 애플만큼 물량을 받아갈 제3, 제4의 제조사가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중국 업체를 필두로 한 3위 이하 업체들의 경우 자체 제작 AP를 쓰거나 퀄컴 등 다른 칩 제조사와 아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는 상황이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