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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미술관 ‘미스터피자 사옥’…주민엔 예술이란 이름의 선물
“사무실이야? 미술관이야?”

지난 2011년 오픈한 서울 방배동 미스터피자 사옥<사진>에 들어서면 고소한 피자냄새 속에서 예술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의 미술관급 작품들이 건물 곳곳에 걸려 있다.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의 사옥에 내걸린 그림은 100여점. 모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쯤 되면 ‘신개념 기업미술관이라 해도 무방하다.

가장 인기가 있는 그림은 건물 1층 도입부에 그려진 사석원 작가의 대형 벽화. 붉은 꽃을 가득 싣고 언덕을 넘어오는 당나귀를 그린 이 노란 그림의 제목은 ‘선물’이다. 방배동에 30년 가까이 살아온 사석원 작가가 미스터피자의 의뢰를 받아 그린 1000호짜리 대작이다. 사석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방배역 사거리 미스터피자 사옥에 설치된 이 작품은 공공미술의 또 다른 사례가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 그림을 보고 휴식과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스터피자는 또 방배동 주민들에게 ‘예술이란 이름의 선물’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 건물 전체의 콘셉트 또한 ‘선물’로 정했다.

MPK그룹의 미스터피자 사옥은 이렇듯 새로운 방식의 공공미술의 실험장이다.건물 복도와 사무실에는 최종태의 조각,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을 비롯해 고영훈 박항률 김강용 전병현 등 인기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화장실 거울 또한 노랑, 빨강 등의 알루미늄 면으로 작업하는 하명은 작가의 아트워크가 시도돼 있다. 지하의 복합문화공간 인송홀에는 금중기 작가의 커다란 개구리 조각과 중국 작가 리진의 아트피아노가 놓여 있다. 통상 기업의 로비나 회의실에 그림을 거는 예는 많지만 이렇듯 사옥 전체를 미술관처럼 꾸미는 예는 드물다. 갤러리를 겸한 카페에선 2~3개월에 한 번씩 전시가 교체된다.

정우현 회장은 “미술은 이제 일상에서 소비되고 향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스터피자 사옥의 아트프로젝트는 ‘미술관 밖으로 나온 미술’의 사례를 보여주는 멋진 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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