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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업계 타협 없는 급속충전 논란...“전기車 명운 달려”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급속 충전 방식의 표준화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지난해 레이EV를 출시한 현대ㆍ기아차에 맞서 올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내년 초 BMW가 전기차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서로 유리한 방식의 급속 충전기 도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존 대로 현대ㆍ기아차 규격에 맞는 급속 충전(30분 이내 충전)기만 계속 보급 될 경우 한국지엠 스파크 EV와 BMW i3 처럼 다른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완속 충전(4~6시간 충전)만 가능해 현저하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전기차 출시 경쟁, 충전 방식은 제각각= 15일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급속 공공충전인프라(충전소) 설치와 관련해 이달 말에 다시 한번 자동차 업체 관계자 및 민간전문가를 소집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보급을 주관하는 환경부는 지난 10일 충전방식 표준안 선정을 위한 공청회를 한차례 개최했으나 업체들간 이견이 커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전기차는 아직 수요가 많지 않아 상용화를 위해선 급속 충전이 가능한 공공충전인프라 설치, 고가의 차량 가격에 대한 정부 지원금 제공이 필수다. 특히 급속 충전소의 경우엔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표준화가 안돼 있어 업체들 마다 다른 충전 규격을 사용 중이다.정부도 작년까지는 기아차 레이EV에 맞는 DC 차데모 타입의 충전기만을 80기 설치해 왔으나, 올해 부터는 후발 주자들이 시장 진입을 예고한 터라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국내에서 ▷현대기아차는 일본 방식을 따 온 DC 차데모 타입(레이, 쏘울) ▷르노삼성은 르노의 기술인 AC 3상(SM3 Z.E.) ▷한국지엠은 DC 콤보 타입 1(스파크 EV) ▷BMW는 DC 콤보 타입 1ㆍ2(i3) 등을 충전 방식으로사용한다.

▶PLC 통신 간섭이 변수, “검증해 보자”= 충전방식 표준화와 관련해 현대ㆍ기아차 한 연구원은 “(우리가) 초기 보급에 나설 때 사용 가능한 방식이 차데모 타입이었다. 그것을 국산화 해서 쓴 것”이라며 “지금 당장 콤보 타입으로 바꾸고 싶어도 국내는 충돌문제가 발생한다. 지금 있는 타입을 3년정도 끌고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를 급속 충전하기 위해선 차량과 충전기가 서로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한국전기연구원 실험 결과 콤보 방식이 쓰는 PLC(Power Line Communication: 전력선 통신) 통신 방식이 국내 전력망과 맞지 않아 충전이 안되거나 스마트 미터에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만약 사실이라면, 국내시장에서는 콤보타입의 급속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의 관계당국이 주장하는 PLC통신의 상이로 인한 간섭문제는 국제 업계의 의견으로는 검증이 필요하다.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간섭여부를 테스트했는지 등에 대해 향후 검증을 요청 또는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 위주인 부품 업체들이 콤보 타입을 위한 충전기를 개발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1년내 개발, 테스트, 인증, 양산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非 현대ㆍ기아차 “진입장벽 만들지 말라”= 업계의 이견이 크고 PLC 통신 문제가 변수로 떠오른 만큼 일단 올해는 기존 DC 차데모 타입으로 갈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도 “이번 모임은 올해 설치할 충전기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내년은 내년 상황에 맞게 구축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AC 3상 방식을 쓰는 르노삼성의 경우엔 차데모 충전기에서 포트 하나만 빼면 급속 충전이 가능해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SM3 Z.E. 출시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지엠과 BMW는 상황이 복잡해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콤보 방식은 북미와 유럽이 향후의 급속충전방식으로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표준은 콤보로 갈 것”이라며 “현대ㆍ기아차도 어차피 수출 차량은 콤보 방식으로 만들 것이면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사실상 국내 전기차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BMW 관계자도 “누가 한국만을 위한 전기차를 만들어 주겠느냐”며 “만약 급속충전이 안된다면 완속충전만 가능한 전기차가 무슨 경쟁력이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당사도 국내차량에 콤보 충전을 고려하였으나 PLC 통신 충돌 문제로 국내적용이 어렵게 되었고,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는 것은 타사와 동일한 입장이기 때문에 소위 현대기아차가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반박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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