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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새로 시작되는 중원축록(中原逐鹿)
관도(官渡). 현 소재지 허난성 정저우시 중모현(中牟縣). 후한 말 삼국시대 화북지역의 패권이 갈리게 되었던 관도대전(官渡大戰)의 무대이다. 바로 이곳에서 조조는 적은 병력으로 원소의 10만 대군을 물리침으로서 천하제패의 기반을 닦게 된다.

그 옛날 영웅들이 축록(逐鹿: 사슴을 쫓음. 정권이나 지위, 인기를 위하여 다툼)을 벌였던 이 지역이 최근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작년 9월 베이징에서 광저우까지 대륙을 종단하는 고속철도가 들어서고, 역사 주변으로는 수많은 빌딩들이 지어지고 있다. 허난성 성정부를 비롯한 여러 주요 정부기관들도 속속들이 이전 하고 있으며, 근방의 정동신구 중심업무지구(CBD : Central Business District)에는 이미 수많은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섰다.

외국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2010년부터 폭스콘에서는 13만 명의 근로자들이 연일 아이폰을 쏟아내고 있다. 같은 해 닛산은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 18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신공장을 증축하였다. 그 외에 40여개의 금융기관과 펩시, 필립스 등의 글로벌기업도 발 빠르게 사무실을 오픈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무원 총리인 리커창(李克强)이 허난성 성장으로 재임했던 2000년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커창(李克强)은 ‘동인서진(東引西進, 동부로부터 유입해 서부로 진출한다)’의 슬로건을 제창하며, 정동신구로 일컬어지는 정저우 동쪽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012년 말까지 이 지역에만 총 1500억 위안의 고정자산투자가 이뤄졌다.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허난성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허난성 도시화율은 1998년 20.8%(전국 31위)에서 2012년 42.6%(전국 27위)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1인당 GDP는 2000년 5444위안에서 2012년 2만3398위안으로 크게 증가했다.

정동신구로 대표되는 허난성 도시화건설은 허난성의 소득과 구매력 상승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데니스백화점에 위치한 구찌와 루이비통 매장은 단일점포 기준으로 매장 매출액이 중국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진출한 스타벅스는 애초 2호점까지 개소하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1년여 만에 7호점까지 확대를 했다. 정동신구에 위치한 벤틀리 매장의 딜러는 작년 한 해만 92대를 팔았다고 한다. 정저우시내는 이제 넘쳐나는 차량 때문에 아침, 저녁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허난성이 중부내륙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 이상 연해지역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현재 백화점 11개, 대형할인점 46개로 허난성 유통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데니스의 모기업인 동위(東裕)그룹이 1995년도에는 대만 기업순위 312위에 불과했었다는 사실은 우리기업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1억 인구의 허난성 시장을 얻기 위한 새로운 축록(逐鹿)이 시작되고 있다.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 깃발을 꽂을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또한, 조조가 원소에게 승리를 얻어냈던 것처럼 중원(中原)에서의 축록(逐鹿)은 결코 병력의 크기로 결정 나지 않았다는 것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영수 코트라 정저우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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