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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대한항공, 체코항공 지분인수…조양호 회장의 역발상 경영
“위기는 곧 기회” 유럽 네트워크 강화…글로벌 불황 세계무대 진출 기회로 역이용
44년 역사의 대한항공이 1923년 설립돼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대표 항공사 체코항공을 품었다. 대한항공은 11일 체코항공 지분 44%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체코항공 2대 주주로 발돋움한 것이다.

국내 항공사가 해외 국적항공사 지분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 체코항공이 유럽 항공사 중에서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 항공사란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글로벌 경기 불황을 오히려 세계 무대 진출의 기회로 ‘역이용’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체코항공을 통해 유럽 대륙이란 퍼즐 조각을 또 하나 더한 대한항공. 세계 무대에 대한항공의 이름을 또 한 번 알리는 조 회장의 출사표이다. 출정식도 화려했다. 계약 장소는 체코 프라하 소재 총리 집무청사다. 페트르 네차스 체코 총리가 직접 조 회장을 맞았다. 물론 대한항공이 체코항공의 경영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는 51.7%의 지분을 보유한 체코 아에로홀딩이다. 그러나 체코항공이 국영 항공사인 점을 감안하면 민간 투자자로는 대한항공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조 회장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오랜 경험을 지닌 체코항공과 대한항공이 서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지분 인수는 국내 항공업계의 위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항공 동맹체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각종 제휴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이젠 세계 항공업계에 직접 투자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이 한국발(發) 세계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했다면, 이젠 체코항공을 통해 유럽 노선뿐 아니라 유럽발(發) 하늘길까지 적극 개척하게 된다. 우선 대한항공은 체코항공의 노선을 활용, 한층 다양한 유럽 노선을 운영하게 된다. 기존 대한항공의 직항노선에 체코 프라하를 거친 유럽 네트워크를 더한다.

한국의 자동차, 반도체가 그러했듯 불황일수록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강화하는 ‘역발상’은 한국 경제의 원동력이 됐다. 조 회장도 세계 경기 불황의 돌파구를 ‘역발상’에서 찾았다. 세계 항공업계가 몸을 움츠리는 동안 A380 등 차세대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장거리 노선을 적극 도입했다. 이젠 체코항공 지분을 인수하며 유럽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나섰다. 신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겠다는 조 회장의 승부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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