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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항공사 지분 인수’, 불황에 돌직구 던진 ‘승부사’ 조양호 회장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44년 역사의 대한항공이 90년 역사의 유럽 대표항공사 체코항공을 품었다. 대한항공은 10일(현지시간) 체코항공 지분 44%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체코항공 2대 주주로 발돋움했다. 국내 항공사가 해외 국적 항공사의 지분을 인수한 건 이번이 최초이다.

특히 체코항공이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항공사 중에서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 항공사란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글로벌 경기 불황을 오히려 세계무대 진출의 기회로 ‘역이용’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체코항공을 통해 유럽 대륙이란 퍼즐 조각을 또 하나 더한 대한항공. 세계무대에 대한항공의 이름을 또 한 번 알리는 조 회장의 출사표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체코 프라하 소재 국무총리 집무청사에서 조 회장, 뻬뜨르 네차스 체코 국무총리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체코항공 지분 44%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5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체코 아에로홀딩에 이어 체코항공의 2대 주주가 된다. 체코항공이 국영항공사인 점을 감안하면, 민간 투자자로는 대한항공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조 회장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오랜 경험을 지닌 체코항공과 대한항공이 서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항공업계가 해외 국적 항공사의 지분을 인수한 건 사상 최초이다. 국내 항공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항공 동맹체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각종 제휴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이젠 세계 항공업계에 직접 투자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체코항공은 1923년 설립돼 올해로 90주년을 맞이하는 유럽 대표 항공사이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이 한국발(發) 세계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했다면, 이젠 체코항공을 통해 유럽 노선뿐 아니라 유럽발(發) 하늘길까지 적극 개척하게 된다.

우선 대한항공은 체코항공의 노선을 활용, 한층 다양한 유럽 노선을 운영하게 된다. 기존 대한항공의 직항 노선에 체코 프라하를 거친 유럽 네트워크를 더한다.

한국의 자동차가, 반도체가 그러했듯 불황일수록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강화하는 ‘역발상’은 한국 경제의 원동력이 됐다.조 회장도 세계 경기 불황의 돌파구를 ‘역발상’에서 찾았다. 세계 항공업계가 몸을 움츠리는 동안 A380 등 차세대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고, 아프리카를 비롯 장거리 노선을 적극 도입했다. 이젠 체코항공 지분을 인수하며 유럽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나섰다. 신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겠다는 조 회장의 승부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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