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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몰트 위스키 불황에 ‘비틀비틀’
일반 블렌디드 비해 높은 가격 직격탄
독한술 기피 추세까지 겹쳐 설상가상
지난해 -4%로 4년연속 성장 브레이크

맥캘란 세계시장 첫 500㎖제품 출시
한국시장 재공략위해 안간힘



위스키의 ‘귀족’쯤 되는 싱글몰트(100% 맥아를 발효시킨 뒤 2~3회 증류한 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것) 위스키가 국내에서 고속 성장세를 멈춘 듯한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싱글몰트는 일반 블렌디드(곡물을 발효해 연속식 증류기를 통해 원액을 만든 뒤 숙성시킨 그레인 위스크에 소량의 싱글몰트를 혼합한 것) 위스키의 소비가 최근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속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위스키계의 총아였다.

그러나 경기 불황에다 독주를 기피하는 추세를 싱글몰트도 비켜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체들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 세계 위스키 업계의 통례를 깨고 한국에만 특정 용량의 제품을 내놓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공비행하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싱글몰트 장르엔 ‘맥캘란’ ‘글렌피딕’ ‘글렌리벳’ ‘싱글톤’ 등의 브랜드가 포함된다. 위스키를 몇 번 마셔본 소비자라면 이들 제품이 일반 위스키보다 다소 비싸다는 걸 알고 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블렌디드 위스키가 97%, 나머지 3%는 싱글몰트가 차지하고 있다. 싱글몰트 시장 자체는 크지 않지만 몇 해 전부터 마니아층이 생기면서 이 위스키 특유의 맛을 전파하며 바람을 타기도 했다. 새로운 주류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보여 업계에선 싱글몰트를 주목했다. 수치상으로도 싱글몰트의 성장률(출고량 기준)은 2009년엔 전년 대비 49%였고, 이후 2011년에도 8%를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엔 -4% 성장으로 고꾸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위스키를 파는 곳이면 블렌디드든 싱글몰트든 모두 다 판매한다”며 “블렌디드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싱글몰트 판매도 준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싱글몰트의 판매 성장이 드라마틱하게 꺾였지만 아직 침체를 논하긴 이르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전체적으론 마이너스 성장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 1월 싱글몰트 성장률은 65%였다. 2월엔 마이너스 6%를 찍었다. 1ㆍ2월 종합으론 27% 성장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와인의 추세를 봐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다가 어느 단계에 가선 하락했다”며 “국내 싱글몰트 시장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변곡점에 와 있는 걸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국에선 역시 500㎖가 ‘갑’=업체들은 꺼질지 모르는 싱글몰트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싱글몰트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인 ‘맥캘란’은 최근 12년산 500㎖ 제품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용량이다. 위스키는 750㎖ 병이 일반적이다. 이 위스키를 팔고 있는 애드링턴코리아 관계자는 “다소 생소하고 비쌀 수 있는 ‘맥캘란’을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출시했다”고 말했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위스키 시장만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게 병의 용량”이라며 “임페리얼만 해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500㎖짜리 병을 내놓았는데 이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500㎖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 위스키 업체들이 패러다임을 바꿔 병의 용량도 교체하는 셈이다. 

특정 싱글몰트만을 파는 바(Bar)를 운영하는 업체도 있다. ‘싱글톤’을 팔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는 레스토랑에서 싱글톤과 잘 어울리는 요리를 소개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회사 관계자는 “싱글몰트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한 것”이라며 “덕분에 ‘싱글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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