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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불황 몸살 이탈리아, 디자인열기도 시들
밀라노 ‘국제인테리어전시회’ 9일 개막…혁신적 디자인 못 내놓고 예년 것 재탕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는 실종됐다. 예년 것 재탕이 대부분이다.”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탈리아의 ‘밀라노 인테리어전시회(iSaloni)’가 불황으로 그 빛이 바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개막,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혁신(Innovazione)’. 하지만 혁신은 온데간데 없고 재탕만이 난무하고 있다는 게 디자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탈리아는 그리스, 스페인에 이어 재정적으로 최악의 상태에 몰려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에이스침대 안성호 사장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디자인 흐름은 없고 기존 것을 수정한 듯한 느낌이 지배적”이라며 “불황에 따른 비용절약이 대두된 탓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개막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관람객 및 바이어의 발길은 예년보다 한산한 편이다. 하루 10만명에 이르던 관람객은 예년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게 국내 참관단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특히 한국 관람객 수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라노 인테리어전시회(iSaloni)’가 9일 개막돼 오는 14일까지 열려 세계 각국에서 30여만명의 관람객과 바이어가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주된 인테리어 디자인의 흐름을 제시하지 못한채 예년 것을 재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예년 평균 50만명에 이르던 관람객은 올해 30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시회 주최 측은 예상했다.

안 사장은 “최근 2∼3년간 전시장 인테리어도 바뀌지 않을 정도로 재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이 때문인지 한국의 인테리어 경향도 이탈리아의 흐름에서 점차 벗어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실제 전시회 주최 측도 뚜렷한 트렌드를 제시하지 못한 채 혁신만 강조하고 있다.

전시회 주최자인 코스밋(Cosmit)의 클라우디오 루티 사장은 현지 언론(Il Sole 24 Ore)과 개막 인터뷰에서 “전시회 성공의 열쇠는 탁월한 혁신의 중심지임을 확신케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전시회가 혁신의 대명사임과 동시에 향후 분야별 상품의 실제 미리보기를 제공함으로써 리더십의 위치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는 등 알맹이 없는 말만 남겼다.

특히 올해는 ‘가구전시회(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 2013)’와 함께 격년제로 주방전시회와 번갈아 열리는 ‘조명전시회(Euroluce 2013)’ 및 ‘사무가구전(Salone Ufficio 2013)’이 함께 열렸다. 하지만 이 역시 전시 열기는 예년만 못하다는 게 참가 업체들의 푸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시회의 주된 흐름은 읽혀진다. 


우선 ▷소재면에서 천(패브릭), 천연 스웨이드(무두질을 하지 않은 가죽), 원목 무늬목이 증가하고 있고 ▷색상면에서는 연한 파스텔톤 녹색, 회색 채택이 보다 늘어났다. 이밖에 스마트열풍을 반영해 침대와 소파를 결합한다든지, 침대ㆍ식탁ㆍ선반을 일체화한 기능적인 가구도 증가했다고 현지 가구업체 폴리포름의 다비데 만자갈리 씨는 전했다.

이는 경제적 불황에 따른 심신의 휴식과 함께 절약적 풍조의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 전시회에는 이탈리아 및 유럽 중심의 2500여 업체들이 출품했으며, 160개국에서 30여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코스밋 측은 전망했다.

밀라노(이탈리아)=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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